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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현대일렉트릭이 동남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공격적 마케팅에 들어갔다. 사진은 동남아공략을 위해 현대일렉트릭이 제작한 800KW고압차단기.

글로벌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현대일렉트릭이 동남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공격적 마케팅에 들어갔다. 동남아 시장은 연평균 4∼5%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블루오션으로, 국내 업체는 위기 돌파구로 아세안을 꼽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동남아시아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내부에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25일 현대차에 따르면 최근 이 회사의 해외영업본부 아·중·아(아시아·중동·아프리카)실 산하에 '아세안(ASEAN) 태스크포스(T/F)팀'이 생겼다.

 이 팀은 동남아 시장 판매망 구축과 투자 확대를 위한 현지 시장조사 및 관련 법규 점검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시장조사와 해외정책, 생산기술, 제품기획, 글로벌 구매지원 등 다양한 부문의 인력이 참여해 10여 명 규모로 꾸려졌다.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10개국 연합체인 아세안은 자동차 시장 규모가 아직은 작지만 성장 가능성이 큰 곳이다.

 지난해 기준 아세안의 자동차 판매량은 316만여 대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전체 판매량(8,400만 대)의 약 3.8%에 불과하다.
 그러나 연평균 4∼5%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인구(6억3,000만 명)는 중국과 인도에 이어 세계 3위로 소득 증대에 따른 차량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2020년 아세안 10개국의 자동차 판매량이 480만 대를 기록해 세계 6위권이 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현대차는 절대 강자인 일본차에 밀려 점유율이 미미한 상태다.
 아세안 최대 경제국인 인도네시아의 경우 일본차의 시장 점유율은 무려 98%에 달한다. 반면 현대차는 2%에 그친다.
 도요타와 닛산, 혼다 등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1970년대부터 동남아 지역에 공장을 세우는 등 꾸준한 투자를 통해 아세안 지역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빠르게 성장하는 동남아 시장을 아세안 T/F를 통해 체계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일렉트릭도 동남아시아 최대 전력시장인 태국에 지사를 신설하고 이를 거점삼아 동남아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25일 현대일렉트릭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방콕지사를 개소했다.
 기존 싱가포르 지사와 시너지 효과를 내는 방식으로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에서다.
 특히 이 시장을 무대로 고압차단기와 변압기, 회전기, 에너지솔루션 부문에서 오는 2021년 매출 7,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동남아시아는 지난 2016년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이 출범한 이후 인프라 건설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이 지역 인프라 건설에 2016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2,100억 달러가 투자되고 이 중 1,100억 달러 이상이 전력 인프라에 집중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중 가장 큰 규모의 시장이 태국으로, 태국의 올해 전력기기 시장규모는 1.7조원에 이른다.
 그러나 국내 업체가 뛰어들기는 어려웠다.

 고온다습한 기후와 태국전력청(EGAT)의 엄격한 기준으로 인해 유럽과 일본의 일부 업체들이 주도해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현대일렉트릭이 지난 2012년 230kV급 고압차단기를 수주함으로써 태국 시장에 깃발을 꽂았다.
 현대일렉트릭은 올 들어 9월까지 작년 동기대비 약 40% 증가한 323억 원의 누적 수주액을 기록했다.
 이런 속도면 연말까지 고압차단기 계약만 약 58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일렉트릭은 태국을 거점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에 대한 영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빠른 속도로 대규모의 전력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시장은 기회의 땅"이라고 했다.
 이어 "동남아 영업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관련 지역의 영업력을 강화해 신규 고객 개발에 자원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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