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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물관리 일원화 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김은경 환경부장관이 26일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내년 울산시장 선거 유력후보 중의 한 명인 송철호 전 국민고충처리위원장을 만나 국보 제285호로 지정된 '반구대 암각화'의 보존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26일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에 위치한 국보 제285호 반구대암각화를 방문해 울산시와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암각화 보존 대책과 물 문제 현황에 대한 브리핑을 받고 송철호 전 국민고충처리위원장 및 시민단체와 현장 간담회를 가졌다. 노윤서기자 usnys@

 지난 25일부터 사흘간 울산서 열리는 지속가능발전 전국대회 참관차 지역을 찾은 김 장관은 이날 울산의 해묵은 현안인 반구대 암각화 보존 문제와 맞물린 물 문제에 대한 지역사회의 의견을 듣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

 김 장관은 이날 오전 11시 울산 울주군 언양읍 대곡천변에 위치한 반구대 암각화를 방문, 울산시와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암각화 보존 대책과 사연댐 수위관리 등에 대한 현장 브리핑을 받고 송철호 전 위원장, 시민단체 대표 등과 현장 간담회를 가졌다.

 김 장관의 이날 현장 간담회는 지역사회 민원 청취의 뜻이 담겼지만, 송 전 위원장이 최근 이슈화하고 있는 울산의 물부족 문제와 반구대 암각화 보존 방안에 대한 해법찾기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무엇보다 반구대 암각화 현장 시찰을 위해 조만간 울산을 찾을 계획 중인 이낙연 국무총리의 지역 방문에 앞선 김 장관의 이날 현장 행보로, 정부가 암각화 보존 문제 해결에 전향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나올 정부의 후속 대책 향방이 주목된다.

 이날 현장 대화에서 송 전 위원장은 "반구대 암각화 보존과 울산 맑은물 공급은 불가분의 관계이기 때문에 정부의 종합적이고 대승적인 결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송 전 위원장은 이어 올여름 가뭄으로 지역 식수댐이 고갈돼 수돗물 원전 전량을 낙동강 물에 의존해야 했던 지역실정을 설명하고 "울산시민의 건강권 확보 차원에서도 물 문제 해결은 무엇보다 시급하다"면서 환경부 차원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어 '맑은물·암각화 대책 시민운동본부' 김종열 대표 등 시민단체 관계자는 "더 이상의 암각화 훼손을 막고 보존책을 마련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해야 한다"면서 "더 나아가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한 대곡천 암각화군 일원을 국가 역사문화공원으로 지정할 것"을 제안했다.

 시민단체 대표는 아울러 "울산의 물문제 해결을 위해 울산 인근 지자체의 남아도는 물 나누기에 환경부가 나서서 협조를 이끌어내야 한다"면서 "생태제방안과 같은 더 이상의 실험적 행위는 중단돼야 하며, 지형과 주변경관을 보존하는 동시에 암각화를 보존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현장에서 이같은 다양한 목소리를 들은 뒤 "암각화의 역사적 중요성과 울산의 맑은 물 확보 필요성에 충분히 공감한다"면서 "울산시가 자구책 마련에 나서는 동시에 중앙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해결책을 찾아보자"는 선에서 입장을 정리했다.

 김 장관은 최근 물관리 일원화와 관련한 순회토론회에서, 이 정책이 본궤도에 오르면 반구대 암각화 보존과 울산 원수공급 문제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이날 김 장관과의 현장 간담회를 주도한 송 전 위원장은 지난 8월 말 반구대 암각화 보존과 울산 물문제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고 "이 문제는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울산의 물 부족분을 운문댐과 영천댐, 밀양댐에서 끌어오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최성환기자 c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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