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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주화 경제부

경기가 침체하면 우선 허리띠부터 졸라매는 것이 원론이고 상식이다.
 기업도 정부도 마찬가지다. 긴축만이 해결책은 아니지만 유사시 취할 수 있는 가장 우선 단계인 것 만은 확실하다.
 늘 '튀는 것'을 즐기던 노동계 맏형, 현대차 노조는 이 같은 경제논리 마저 엎어버렸다.
 장기부진으로 지역경기 전반을 수렁에 빠트린 비상 상황에서도 그들은 이번 3분기 성적표를 손에 들고 매출이 늘었다며 호들갑이다.

 그런데 실적을 보니 어느 구간에서 춤을 춰야하는 건지 당최 모를 일이다.
 아무리 봐도 현대차의 성적표는 초라하기 짝이 없으니 하는 말이다.
 현대차는 '누적판매'와 '영업이익', '경상이익' 세가지 지표가 모두 하락한 '삼진 아웃'을 당했다.
 3분기 구간만 놓고보면 매출이 올랐지만, 이 역시 극심했던 노사분규를 겪었던 지난해 동기의 기저효과에 불과하다.
 지난 2013년 이후 하향세로 돌아섰던 현대차의 부진은 현재 진행형인 셈이다.
 아니, 형국은 갈수록 가혹해지고 있다.
 올해만 놓고봐도 그렇다. 중국발 사드 쓰나미가 한차례 지나가더니 이번엔 미국발 관세철퇴 폭탄 세례 앞에 놓인 상태다.
 그래도 춤을 춘다면 아마도 장기적으로 '위기'라는 틀에 갇혀지내오다보니 '현실자각 기능이 마비됐거나' 또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존립 따위는 안중에도 없거나' 둘 중 하나다.

 이번 실적은 현대차가 서슬퍼런 세계 시장에서 명운이 엇갈리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직면했음을 계량화된 수치로 확인시켜준다.
 물론 '삼진아웃'을 당했더라도 당장 돌아오는 타석에는 설 수 있다. 다만 결국에는 '방출'의 단계를 밟게된다는 데 주목해야한다.
 무엇보다 거듭된 노사분규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를 '무조건적'으로 애정해왔던 울산시민들의 새까맣게 타들어간 모정(母情)도 실적과 함께 바닥을 드러내고 있음을 직시해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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