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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석용 남구 위생과 위생정책주무관

얼마 전 정토사에서는 전통음식 요리강좌의 아홉 번째 수료식이 열렸다. 남구에서는 2015년부터 약선요리와 사찰요리 등 전통음식을 배울 수 있는 강좌를 열어 3년 동안 한해에 60명씩 180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특히 이번에는 수료식을 비롯하여 산사음악회와 그동안 수강생들이 평소 배웠던 다양한 전통음식을 만들어 전시하는 전통음식 문화한마당이 함께 열려 많은 인기를 끌었다.
 점점 변해가는 세상, 서구식 고열량 식생활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건강한 식습관을 위해 다시 우수한 우리 전통음식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통음식은 우리가 알고 있는 현대음식과 조리법에서부터 많은 차이를 보인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차이는 가열 온도가 100도를 넘지 않고, 삶거나 찌기 때문에 영양 성분의 파괴가 적게 일어날 뿐만 아니라 가열 중 유해 물질이 만들어질 염려가 없다는 점이다. 게다가 선택되는 재료 또한 우리가 살고 있는 주변의 흔한 것들로, 우리 몸과의 조화를 가장 먼저 생각한다.
 전통음식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음식 하나하나에 우리 조상들의 놀라운 지혜와 과학적 의미가 담겨 있다. 오늘날 우리들의 과학적인 지식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까지도 오랜 경험을 통하여 얻은 지혜로 담고 있으니 놀라울 따름이다. 김치와 된장의 효능만 봐도 전통음식의 우수성을 단박에 알 수 있지 않은가!

 그에 비해 오늘날 우리가 조리하는 방법들은 입을 즐겁게 할지는 몰라도 건강 면에서는 매우 좋지 않은 요소들로 가득하다. 한 예로 100도씨가 넘는 온도에서 튀기거나 직화에 굽는 방법은 손쉽고 맛있게 느껴질 수 있지만, 영양 성분 파괴는 물론 가열 중 생성되는 유해물질로 인하여 발암물질을 생성하기도 한다. 전통음식을 만들 때는 기름도 동물성 기름보다는 참기름, 들기름과 같은 항산화물질이 풍부한 식물성 기름을 선호한다.
 이런 차이는 밥상을 차리는 것만 봐도 단번에 드러난다. 우리는 손님을 초대하여 대접할 때 미리 한상 그득하게 깔아놓는다. 하지만 중국음식이나 서양음식을 보면 한번에 나오지 않고 하나씩 코스대로 나온다. 왜일까? 가장 큰 이유는 우리와 다른 방법으로 조리를 하기 때문이다.

 즉 요리에 사용되는 기름이 식물성이 아니라 동물성이기 때문인데, 동물성 기름은 뜨거울 때는 맛이 있지만 식으면 맛이 없어지기 때문에 우리처럼 한상에 가득 차려놓을 수가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음식이 식기 전에 먹을 수 있도록 하나를 먹고 난 뒤 다름 음식을 제공해야하므로 수고스럽지만 코스요리처럼 대접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반대로 우리 음식을 한상에 펼쳐 놓을 수 있는 건 바로 식물성 기름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나물을 무치거나 볶거나 할 때 보면 들기름이나 참기름과 같이 식물성 기름을 많이 쓴다. 이 식물성 기름은 동물성 기름보다 훨씬 더 우리 몸에 유익하다. 맛에 있어서는 다소 동물성 기름에 비해 떨어지지만 항산화성이 뛰어나고, 건강의 측면에서 봐도 성인병 예방을 위해 바람직한 선택이다.

 미국보건당국도 동물성 식품 보다는 식물성 식품, 동물성 기름보다는 가급적 식물성 기름의 섭취를 늘리라고 권고하고 있다. 식물성 기름에는 불포화 지방이 많고, 그 중에는 특히 우리 몸에 필요한 필수지방산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필수지방산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하지만 몸 안에서 만들어 낼 수 없기 때문에 외부로부터 공급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좀 다르다. 식물성 기름이 몸에 좋다는 걸 알면서도 사람들은 맛이 좋은 동물성 기름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식물성 기름이 건강에 좋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뒤 많은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에서 사람들이 즐겨 먹는 프렌치프라이를 식물성 기름으로 대체하여 튀기기 시작한 일이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매장에서 매출액이 급감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 이유를 들어보니 식물성 기름으로 튀기면 맛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부랴부랴 다시 일부 메뉴를 제외한 나머지에 동물성 기름을 썼더니 원래의 매출액으로 회복되었던 사례가 있다.

 전통음식 보급에는 많은 노력이 따른다. 앞서 말한 조리법부터 기름을 사용하는 일까지도 말이다. 또 서구식 식생활에 길들여진 현대인에게 전통 음식의 참맛을 느끼고 건강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려면 전통음식의 대중화와 현대화가 필요하다.
 남구의 전통음식 요리강좌를 통해 많은 구민과 영업주들이 전통음식 요리법을 배우고 익혀 전통음식 문화를 발전시킨다면 이보다 좋을 수 있을까. 건강한 음식문화, 식생활 문화 보급에 남구가 앞장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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