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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유·화학업계가 올해 3분기 연이어 호실적을 발표하며 '슈퍼 사이클'에 진입했다.
국제유가 상승과 미국 허리케인 하비의 영향 등 호재가 맞물리면서 폭발적인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일 SK이노베이션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세자릿수 급증하면서 1조원에 육박하는 실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9,63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32.3% 증가했다.
같은기간 매출은 11조7,58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조7,030억원 보다 21.2%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3,718억원에서 6,963억원으로 87.3%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그동안 고부가 화학제품 등 비석유 부문 중심으로 체질변화를 강력하게 추진했던 것이 이번 실적 개선의 주 원인이 됐다.

실제 화학사업은 1조1,143억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윤활유사업도 3분기 누적 영업이익 3,592억으로 2011년 이후 최대 실적을 냈다.
화학·윤활유 사업만 놓고 보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석유사업은 영업이익 5,264억원을 기록했다.

유가 하락으로 2분기에 주춤했던 석유사업은 미국산 원유도입을 비롯한 원유도입선 다변화, 운영최적화를 통한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3분기 누적 9,928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해 호실적을 뒷받침했다.
유가 상승의 효과를 누린 석유개발사업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작년 연간 영업이익을 넘어서며 힘을 더했다.

SK이노베이션 김준 사장은 "딥 체인지 추진 결과 비석유 부문에서 안정적이고 탁월한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췄다"라며 "혹독한 환경의 아프리카 초원에서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사업구조, 수익구조 혁신의 방향으로 딥 체인지를 더욱 강하게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에쓰오일 역시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76.1% 증가한 5,53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5조2,118억원으로 25% 늘었다. 영업이익의 경우 시장 예상치 수준이었던 4,132억원을 훨씬 뛰어넘었다.

에쓰오일은 공장 최대 가동으로 판매량 증가하면서 매출액이 급증했다.
통상 3분기는 정제마진이 연중 가장 낮은 수치를 보여 정유업계의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힌다.
그럼에도 이처럼 정유사들이 올해 3분기 시장 예상치를 깨고 깜짝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인은 외부적 여건이 우호적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정유사들은 미국 텍사스 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로 인한 반사이익 효과를 봤다. 미국 정유공장들이 가동을 중단하는 등 차질이 생기면서 정제마진이 급등했다. 동시에 석유제품 가격도 오르면서 실적개선을 이끌었다.
'하비'영향은 국내 화학업계에도 호재로 작용했다.
롯데케미칼은 매출액 3조9,902억원, 영업이익 7,662억원의 호실적을 거뒀다.
하비의 영향으로 미국 내 에틸렌 생산량의 47%인 1,800만t 규모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서 반사수혜를 입은 덕분이다.

10일 실적 발표를 앞둔 한화케미칼도 견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는 이 같은 분위기가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화학사업은 중국 등의 견조한 수요가 전망되고 있고, 윤활유사업은 11월이 계절적 비수기임도 불구하고 신규 설비 가동 지연 등의 수례가 예상되고 있다"며 "석유사업은 계절적 성수기가 11월이기 때문에 4분기에도 석유·화학 사업의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j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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