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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공항의 정기취항을 위해 제주항공이 사전취항을 실시한 결과 탑승률이 평균 87.2%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항공은 시장성 평가를 위해 사전취항으로 지난 달 18일부터 28일까지 11일간 울산~김포, 울산~제주노선을 각 하루 2회씩 왕복 운항했다. 운항 결과, 편도기준 울산발 제주행의 경우 사전취항 첫날인 지난달 18일 75.9%의 탑승률을 시작으로 꾸준히 80~90% 탑승률을 보였다. 또 마지막 날인 28일 탑승률도 93.7%로 나타났다.

제주항공의 정식 취항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울산시 관계자는 내년 1월 초순께 정식 취항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주공항 사전취항 기간동안 울산공항 이용객도 평소 하루 1,500여 명에서 2,600여 명으로 1,100여 명(73.3%)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항공사별 일일 평균 이용객수는 제주항공 1,291명, 대한항공 910명, 아시아나항공 401명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 결과는 많은 것을 함의한다. 울산공항의 활성화를 위해 여러가지 방안이 제시됐고 실제로 요금할인 등 다양한 시도도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노선의 다양화와 서비스의 개선의 답이라는 사실은 이번 시험 운항을 통해 잘 드러난 사실이다. 울산공항에 이제 새로운 항공사가 취항을 준비하고 있다. 앞선 네차례 취항 시도가 무산된 터라 반신반의하는 시민들이 많지만 이번에는 기존 항공사의 취항이라는 점에서 무게감이 다르다. 의욕만 앞세웠던 과거 정황으로 볼 때 이번에도 순탄한 출발이 될 수 있을지 의구심도 많지만 일단 현재의 상황은 긍정적이다. 이번에 취항하는 항공사는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부산과 제주항공이다.

울산의 경우 저가 항공사인 코스타항공이 지난 2008년 시험 운항을 하다 자금난으로 중단했고, 2010년에는 19인승으로 취항한 이스트아시아에어라인이 적자 누적으로 4개월 만에 운항을 포기한 바 있다. 공항은 도시의 얼굴이다. 특히 국제도시를 지향하는 울산에 공항이 활성화되어야 하는 것은 필수 조건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추진하는 제주항공의 노선 취항은 공항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철저한 준비다. 과거와 같은 중도 포기나 울산시의 지원에 눈을 돌리는 우를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문제는 시설이다. 울산공항은 공항의 필수적인 착륙유도장비인 '계기착륙시스템(ILS)'이 남쪽방향인 36번 활주로에만 설치돼 있어 사실상 반쪽짜리 공항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울산공항은 ILS가 36번 활주로인 남쪽방향에만 설치돼 있어 항공기가 북쪽방향인 18번 활주로로 착륙을 시도할 경우 계기시설의 도움 없이 시계비행을 해야 하기 때문에 조종사가 복행을 선언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수년 전에도 국토교통부와 부산지방교통청이 울산공항의 양방향 ILS 확충을 위해 용역조사를 실시했지만 공항 주변의 천마산과 동대산 등 지형지물에 막혀 사실상 양방향 ILS 시설 확충은 불가능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복행이 잦다는 것은 착륙이 어려운 상황이 잦다는 이야기다. 이는 공항 활성화에 결정적인 걸림돌이다. 더구나 공항의 안전성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기상 장비다. 그런데 울산공항에 설치돼 있는 항공기상관측장비(윈드프로파일러)가 노후해 대형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한다.

이 같은 문제는 하루속히 해결해야할 과제다. 공황 활성화를 꾀하면서 기본적인 사설 점검은 필수적이다. 앞으로  한반도는 지구 평균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기온이 올라 2020년이면 울산을 포함한 남부지방은 아열대 기후로 바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동남아의 열대성 스콜처럼 국지성 호우가 일상화할 수 있는데 장마보다 예측이 더 어려워 막대한 인명과 재산피해가 우려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상관측 장비의 관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날씨 예보에 따라 국민들의 생활은 엄청난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다. 관측 장비와 전문인력 보강은 기본이다. 공항의 기상장비에 대한 조속한 대책이 필요하다.

이 같은 점검이 전제될 때 울산공항을 활성화는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 지방소재 공항의 무한 경쟁시대를 맞아 울산공항만의 특성화 차별화를 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울산공항이 갖고 있는 강점을 부각시켜야 한다. 이를 토대로 항공사 유치와 노선확보 등 보다 적극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울산공항은 이번 시험운항에서도 드러났지만 충분한 수요가 있다. 울산시가 영남알프스 산악관광 과 태화강 생태관광, 고래특구, 산업관광 등을 특화하는 관광도시로 탈바꿈을 시도하는 마당에 울산공항의 위축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제 울산공항은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 항공수요 감소와 승객 이탈을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발상의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제대로 준비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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