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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면역'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면역은 자기 자신의 물질과 외부물질을 구별하여 외부물질에 대항해 그것을 제거하는 내 몸의 능력을 일컫는다. 면역은 태어날 때부터 유전 및 모체의 영향으로 타고난 것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면역력 증강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거나 예방접종을 통해 면역을 형성한다.

 예방접종은 인체가 병원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미리 병원체를 겪어볼 수 있도록 하여 병원체에 대응하는 힘을 갖추게 한다. 병원체를 제거하거나 약하게 하여 우리 몸에 주사하면, 면역세포는 병원체를 겪어보면서 이에 대응하는 항체를 생성하고 이를 기억하게 된다. 따라서 동일한  종류의 병원체에 감염돼도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예방접종의 역사를 잠시 살펴보자. 예방접종의 시초는 고대 아라비아, 중국에서 시행됐던 인두종법(人痘種法)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인두종법은 가벼운 증상의 천연두 환자로부터 고름을 채취해서 건강한 사람에게 접종을 시켜 가벼운 감염을 일으키게 해 이를 통해 항체를 형성시켜 이후 해당 질병에 대한 면역을 가지도록 하는 방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약용에 의해 예방접종이 처음 도입됐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한 아기가 태어나면 국가에서 실시하는 예방접종은 16종으로, 만 12세까지 47회 접종을 한다. 질병관리본부에서 2017년에 발표한 2016 전국 예방접종률 연령별 현황을 보면 12개월 이하 접종률 95.9%, 24개월 92.7%, 36개월 89.2%이고, 울산은 12개월 이하 접종률 97.3%, 24개월 94.5%, 36개월 90.6%로 전국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대부분의 보호자가 아이의 면역을 위해 지정의료기관이나 보건소 방문을 통해 예방접종을 시행하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일부 보호자들은 약 안쓰고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예방접종을 거부하는 하는 경우가 있다. 일명 '안아키'라고 언론이나 SNS를 통해 자주 접할 수 있다. 안아키는 '약 안쓰고 아이키우기'를 뜻하는데 약 대신 자연 면역력을 길러 자연주의로 키운다는 것으로 나쁜 발상은 아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인 전국민 수두파티, 화상에는 온찜질, 배탈설사엔 숯가루 먹이기, 필수 예방접종은 맞추지 마라, 아토피는 긁어 내라 등 일반인이 수용하기 힘든 일부 내용들이 있다. 이중 예방접종 부분에 대해 살펴보자.

 예방접종은 백신의 안정성을 검토하고 심의 후 접종을 시행하는데 일부 지나치게 과장된 부작용을 우려, 발생했을 경우 보상의 문제를 제기하며 필수 접종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는 그 아이뿐만 아니라 아이가 속해 있는 집단(예를 들어 어린이집), 나아가 사회 전체에 질병의 위험성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국가예방접종은 부작용이 생겼다는 인과관계가 증명되고, 30만 원 이상 비용이 발생한 경우에는 부모의 동의와 관련 없이 국가에서 해당 진료비 전액과 간병비를 보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의 판단으로 접종을 하지 않으면 가장 피해를 보는 사람은 '자녀'일 것이다.

 국가 차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어린이 예방접종사업은 한 아이가 자라서 건강한 성인으로의 성장을 돕기 위한 것이며, 건강을 잃고 후회를 하는 것 보다, 그 전에 건강을 지키기 위해 노력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다. 예방접종 역시 그 노력 중에 하나일 것이다. 부모의 잘못된 판단보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예방접종 하는 것이 감염성 질환을 예방하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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