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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탄핵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 속에서도 당을 지킨 울산의 보수진영이 9일 자유한국당에 복당한 강길부 의원(울산 울주)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울주군에서 내리 4선을 한 강 의원은 전날 바른정당을 탈당한데 이어 이날 통합파 의원 7명과 한국당에 재입당했다. 복당 과정이 험난할 것으로 예상되던 한동영 울산시의원과 조충제·박동구 울주군의원 등 지방의원 3명도 이날 강 의원과 함께 중앙당에서 일괄 복당을 승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친박 진영이 공개적인 반발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첫날부터 시끄러울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을 깨고 조용했다. 비박(비박근혜)계가 당권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정면으로 싸워봤자 아무런 실익이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울산시당 위원장인 정갑윤(울산 중구) 의원을 비롯해 이채익(울산 남구갑)·박맹우(울산 남구을) 의원 등 친박성향 의원 역시 강 의원의 복당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강 의원이 지난 2004년부터 지금까지의 국회의원 재임기간 동안 입당과 탈당을 여러차례 반복하면서 이들로부터 미운털이 제대로 박힌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강 의원은 DJ정부 국토부 차관 시절이던 2002년 울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에 입당해 박맹우 전 시장과 경선을 벌여 패했다.
 이어 7대 총선에서는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해 당시 현역 한나라당 권기술 후보를 간발의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이후 열린우리당 분당 파동으로 무소속으로 남은 뒤 한나라당에 재입당했으나, 18대 총선에서 공천에 배제되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그는 당시 여권이던 한나라당 이채익 후보를 누르고 재선 고지에 올랐다.
 2010년에도 3선을 노리는 박맹우 시장과 다시 공천경쟁을 벌여 탈락했다. 이어 2014년에는 현 김기현 시장과 새누리당 공천경쟁을 벌였지만 역시 패했다.
 20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공천 과정에서 '비박계'로 분류돼 '컷오프'되면서 또 다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그는 당시 여권이던 새누리당 김두겸 후보(전 남구청장)를 재치고 4선에 성공했다.

 강 의원이 진보·보수진영을 넘나들며 무려 13차례 입·탈당을 반복하면서 정치권에서 정체성 없는 이른바 '철새정치'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처럼 비난이 거세지자 최근 중앙 정치권 중심으로 강 의원의 입장을 옹호하는 동시에 한 지역의원을 비난하는 '찌라시'가 돌기도 했다. 이 소식에 의하면 '박맹우 의원과 강길부 의원이 울산시장 선거경선에서 2번이나 만난 악연 때문에, 박 의원이 강 의원의 복당을 반대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두 의원실의 반응은 엇갈렸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대수롭지 않다는 분위기지만, 강 의원실 관계자는 상당히 당황했다.
 이에 정치권 한 관계자는 "복당이 확정된 만큼 서로 힘을 하나로 모아도 모자랄 판에 한쪽에서 '찌라시'로 여론조작이나 하는 것 보면 앞날은 안봐도 뻔하다"며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서울=조영재기자 usc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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