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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봉 란
울산경제진흥원
창업일자리팀 팀장

울산시는 지난 2010년부터 청년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반영한 창업 아이템 발굴과 시민들의 기업가 정신 제고를 위해 '울산 청년CEO 육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로 8년째를 맞고 있는 청년CEO 육성사업은 배출한 창업기업만 하더라도 800팀이 넘고, 대표자 외에 창출한 일자리는 400개에 가깝다. 

 이 사업의 가장 큰 성과는 1,200명이나 되는 청년 창업가와 창업기업 직원들이 지역 창업 지원사업을 기획하고 만들어 가는데 중요한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의 의견을 고스란히 반영해 만들어진 울산 지역의 브랜드 창업 지원사업이 '오프라인 매장 톡톡 스트리트'와 '제조업 창업공간 톡톡 팩토리'다.

 2013년 3월에 옥교동 중앙전통시장 내에 개장한 오프라인 매장 톡톡 스트리트는 울산 청년CEO 육성사업을 수료한 창업기업들 중 고객들을 직접 만나서 제품을 팔아야 할 기업들의 의견을 듣고 만들어진 사업이다.

 비슷한 형태의 서울시 '꿈꾸는 청년가게'와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 등을 벤치마킹했지만, 창업기업의 고객 경험을 확대하고 기업 역량을 키워 독립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는 인큐베이팅 공간의 형태를 지향하는 우리 울산은 더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했다.

 기업들의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예산과 인력 배치를 최소화하고 하고, 입주기업 협의체가 주도적으로 마케팅과 공간 구성, 상인회와의 소통을 이루어가도록 했던 것이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20명의 창업기업 대표들을 모아놓으니 아웅다웅 싸우기도 하고 자리를 지키지 않아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시행착오의 시간은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자양분이 되었다.

 20개 기업을 입주시킬 수 있는 작은 매장공간 안에서 지난 4년간 21개의 기업이 성공적으로 독립해 계속 지역의 청년 창업가로서 성장해 가고 있는 것이다.

 매장 지원을 추진하면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 고객들의 수요가 점점 많아지고 시장이 넓어지는 창업기업들은 직원을 늘리고 매출도 키우면서 성장해 가야 하는데, 대부분 소상공인 단계에 머물러 더이상 크지를 못했다.

 제조업은 사업의 리스크가 너무 커서 어느 정도 매출이 나오는 기업들도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하기 때문인데, 이런 기업들의 위험부담을 줄이면서 성장 가능성을 타진해볼 수 있도록 하면 일자리가 크게 늘어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2016년 5월, 남구 삼산동에 '톡톡 팩토리'라는 이름으로 160평의 공간에 7개의 청년 창업기업을 입주시켜 제조업 공장을 보유하는 기업으로 성장해 갈 수 있는지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공간이 넓어짐에 따라 확실히 매출도 늘고, 고용의 필요성도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역시 청년 창업가들에게는 큰 도전임에 틀림없는 듯하다.

 올해 울산시와 울산경제진흥원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창업 지원사업에 획기적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높은 청년 실업률을 해소하기 위해 2018년까지 톡톡 스트리트를 2개소로, 톡톡 팩토리를 5개소로 늘려가고자 하는 것이다.

 톡톡 스트리트는 주로 독창적인 제품을 보유한 디자인 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톡톡 팩토리는 4차 산업을 염두에 두고 테마형으로 방향을 재조정해 운영할 계획이다. 각 테마는 쇠와 나무, 스마트 튜닝, 바이오 메디컬, 스마트 팩토리를 고려하고 있으며 올해 이미 2개소는 구축 중에 있다. 제공될 공간은 어려운 경제여건으로 인해 비어있는 유휴 공장으로, 사업의 대상은 지역 뿐 아니라 울산에 터를 잡고 싶은 전국의 청년 창업기업으로 확대했다.

 무엇보다도 의미가 있는 것은, 이런 사업들이 책상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아니라 현장에서 창업 과정을 직접 겪고 있는 우리지역 청년 창업기업들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사업들이라는 점이다.

 사업이 정착돼 창업기업들에게 우리 울산의 미래를 맡길 수 있게 될 때까지 여전히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톡톡' 튀어갈 창업기업들이 이곳에서 새로운 꿈을 꾸며 성장하기를 기대하며 그에 필요한 공공의 역할을 끊임없이 고민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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