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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2시 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지역에서 규모 5.4 지진과 여진이 잇달아 발생한 가운데 진동에 놀란 울산남외초등학교 학생·교사들이 운동장으로 대피해 있다.     유은경기자 usyek@

15일 오후 2시 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국내에서 규모 5.0 이상의 강진이 일어난 것은 지난해 경주 지진 이후 14개월 만인데, 울산에서는 이날 지진으로 인해 소방본부에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초중고교에서는 학생들을 집으로 귀가시키는 등 소동이 일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지진은 북위 36.10도, 동경 129.37도,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점에서 발생했다. 지진의 깊이인 진원은 지상으로부터 9㎞ 정도인 것으로 파악했다.

# 경주 지진 이후 14개월만에 역대 두번째 규모
이날 본 지진을 전후해 수차례 여진도 감지됐다. 오후 2시 49분께 포항시 북구 북쪽 7㎞와 오후 3시 9분께 포항시 북구 북북서쪽 6㎞에서 규모 3.6 지진이 연달아 발생했다. 이후 잠잠해지는 듯 했으나, 오후 4시 49분께 포항시 북구 북쪽 8㎞에서 규모 4.6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지인 포항에서는 매장의 창문이 부서지거나, 책장에서 책이 떨어지는 등 진동이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울산 전역에서도 건물 흔들림이 느껴질 정도로 강한 지진동이 감지돼 시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울산소방본부에는 지진이 발생한 시각을 기점으로 "건물이 흔들리는데 지진이 맞느냐", "집 밖으로 대피해야 하느냐" 등 문의전화가 150여 건이나 빗발쳤다.
 
# 학교 운동장 긴급대피 후 귀가조치
하지만 이는 지난해 9월 발생한 경주 강진(5.8규모)때 수천여 건의 전화가 빗발친 것과 비교하면 건수가 확연히 줄어든 것으로, 시민들이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전화로 지진 발생을 확인하기보다는 신속히 대피하는 등 비교적 차분하게 대응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지진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

 울산시청을 비롯한 각 구·군청은 공무원들을 사방이 트인 광장으로 대피시켰고, 인근 어린이집 등도 대피 방송에 순순히 따르며 몸을 피했다.

 울산대공원 내 헬스장과 수영장 등 체육시설은 지진이 발생하자 이용객을 대피시키고 운영을 중단하기도 했다. 삼산동 업스퀘어 내 CGV도 영화상영을 중지하고 관람객들은 긴급히 빠져 나갔다.

 지진으로 수능을 하루 앞둔 교육계에서도 비상이 걸렸다. 학교 천장 마감재가 처지는 등 일부 피해가 보고됐으나, 다행히 수능고사장으로 지정된 지역 26개 학교에는 별다른 피해가 없는 것으로 울산시교육청은 확인했다.

 시교육청은 규모 5.0 이상의 지진 발생시 매뉴얼에 따라 관내 유치원과 초·중·고교 등 모든 학교에서 수업을 중단하고 학생들을 대피시킨 후 학부모 동의하에 학생들을 귀가 조치시켰다. 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교육감을 중심으로 대책회의를 소집하고 대책상황실을 운영했다.
 
 # 원전·공단 등 별다른 피해없어
공장이 밀집된 울산 특성상 공단 내 피해가 우려되기도 했으나, 다행히 별 다른 사고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과 현대중공업 울산본사, SK울산콤플렉스 등 울산지역 대기업은 별다른 피해 없이 정상 조업을 진행했다.  또 석유화학업체가 밀집한 국가산업단지 일대 피해 여부를 집중 점검했으며, 확인된 피해는 없다고 울산시는 전했다.

# 전국 14명 부상…기림사 보물 등 문화재 훼손
한국수력원자력은 신고리 2·3호기, 고리 2호기, 월성 2·4호기 등 울산과 인근 지역에서 가동 중인 원전 6기에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신고리 1호기 등 6기는 계획정비로 가동 정지 상태였지만, 지진에 별 이상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소방청은 15일 오후 7시 현재 14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소방청에 따르면 이날 지진으로 인한 중상자는 1명, 경상자는 13명이다. 지역별로는 부산 1명, 대구 1명, 경북 12명으로 집계됐다. 인명구조는 104건이 이뤄졌다. 지역별로는 경북 2,458건, 서울 1,253건, 대구 1,116건, 경기 566건 등 순이었다.

 또 보물 제833호 경주 기림사 대적광전에 균열이 일어나는 등 17건의 문화재 피해가 일어났다. 문화재청과 대한불교조계종에 따르면 조선시대 크게 개축한 대적광전의 공포(하중을 받치기 위해 대는 지붕 아래의 부재)가 지진으로 인해 일부 벌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경주 지진으로 중심축이 기울고 상부 정자석이 이동한 첨성대는 정밀 계측 결과 이상이 확인되지 않았다. 석굴암, 월성, 쪽샘지구, 분황사에서도 특별한 이상이 확인되지 않았다.  조홍래기자 usjhr@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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