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시주변에는 교회가 많지만 외곽으로 나가면 절이 참 많다. 우리나라에는 오래 전 삼국시대때 불교가 들어와 나라의 종교 역할을 하기도 하고 사람들의 정신과 문화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뿐만 아니라 문화유산과 국보, 보물이 불교와 관련 있는 것이 많다. 불교는 종교를 넘어 우리 문화의 뿌리인지 모른다.
 절에 가면 재미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나무로 된 물고기이다. 이 책은 목어가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설명하는 이야기 그림책이다.


 옛날 옛적 어느 작은 절에 '멋대로'라는 아이가 있었어. 큰스님의 말도 듣지 않고 사람들을 괴롭히고 말썽만 부리는 아이였지. 날이면 날마다 깨어나 잠들 때까지 누구를 만나든 골탕을 먹였지. 하루는 연못가를 지나다가 물고기를 보고 생트집을 잡았어. 물속에서도 눈을 감지 않는다고. 그리고는 죄 없는 물고기를 잡아 꼬챙이에 꿰어 죽였어. 그래서 큰 스님에게 크게 야단을 맞았지만 뉘우치지 않았어. 오히려 이렇게 말했지.
 "그깟 말 못하는 물고기를 죽인 게 무슨 큰일이라고 그러십니까? 그게 죄라면 하늘이 알아서 벌을 내리겠지요!"
 그러던 어느 날 '멋대로'는 그만 몹쓸 병에 걸려 죽어 저승으로 끌려갔어. 그리고 이승에서 저질렀던 죄 값으로 물고기의 몸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어. 그래도 '멋대로'는 사람이었을 때와 다름없이 온갖 못된 짓을 다 하였어.


▲ 조영남 아동문학가
 그런데 어느 날 '멋대로'의 등에서 싹이 돋고 줄기가 자라더니 순식간에 커다란 나무가 되었어. 멋대로는 나무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 파도가 칠 때마다 등이 몹시 아팠어. 결국 큰 배에 부딪히고 그 배에 탔던 큰 스님을 만났어. 멋대로는 잘못을 뉘우치며 눈물만 흘렸고 큰 스님은 멋대로의 등에 자라던 나무를 베어다가 목어를 만들었지. 그리고 절의 누각에 높이 매달아 아침, 저녁으로 그 물고기의 빈 뱃속을 두드리고 있어. 그 소리가 멋대로의 이야기를 싣고 바다 저 멀리까지 퍼져 나가라고. 조영남 아동문학가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