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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슈퍼 호황을 이어가고 있는 석유화학업체에서 고용률도 덩달아 '쑥쑥' 높아지고 있다. 석화기업이 호황을 틈타 사업 확대를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소요인력이 증가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효과도 불러올 전망이다.

# 전체 고용률 10% 이상 급증
20일 국내 500대 기업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말과 올 9월 말의 고용 규모를 조사한 결과 석화업체의 고용 규모는 비교 기간 동안 5.1%(3,455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에쓰오일(13.7%), 롯데케미칼(13.2%), SK이노베이션(11.1%) 등을 포함한 5곳은 기간내 전체 고용률이 10%이상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대한유화(3.4%), SK케미칼(2.9%), 이수화학(2.1%), 한화케미칼(1.7%), 롯데정밀화학(1.0%), 효성(1.0%) 등도 줄줄이 고용률이 증가했다.

 이같은 신규채용 확대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효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채용도 2015년 말 총 2,865명에서 올 3분기 말 총 3,258명으로 393명이 확대됐다"며 "상하반기 대규모 채용한 생산직 신입사원이 많은데 입사 후 1년간 기간제를 거쳐 대부분 정규직으로 전환된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도 "2015년 총 2,741명에서 올 3분기 말 총 3,102명으로 361명(13.2%) 늘었다"며 "기간제 근로자의 경우 현재 시험생산 중인 롯데베르살리스 엘라스토머의 합성 고무 공장 건설에 채용된 인원이 많은데, 프로젝트가 끝나면 정규직 등으로 소속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해마다 연구개발비 투자폭 늘려
전체 석화업계의 고용 수는 2015년 말 정규직으로 분류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6만 5,677명과 '기간제 근로자' 1,785명 등을 포함한 모두 6만 7,462명에서 올 3분기 말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6만 8,666명과 '기간제 근로자' 2,251명 등 총 7만 917명으로 3,455명 늘었다.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와 기간제 근로자는 각각 2,989명(4.6%), 466명(26.1%) 증가했다.

 석유화학업계의 고용률 신장은 업계의 과감한 투자에서 비롯됐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의 올 상반기 R&D비용은 881억 9,400만 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0.4%에 달했다.

 SK이노베이션의 매출 대비 R&D 비중은 2014년 0.20%(1,343억 9,400만 원), 2015년 0.34% (1,654억 2,500만 원), 2016년 0.37%(1,453억 1,800만 원)로 매년 높아졌다. 

 롯데케미칼도 3분기까지 R&D에 투자한 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454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부터 증가폭은 매년 줄었지만 꾸준히 R&D에 투자한 모습이다. 한화케미칼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한 376억 원을 기록했다.

# SK·에쓰오일 등 3분기 영업익 껑충
석화업계가 과감한 투자에 나설 수 있는 것은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제품수요 증가와 유가안정에 따른 수익성 향상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영업이익 9,363억 원, 매출액 11조 7,589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대비 132.26% 증가한 가장 많은 영업실적을 거뒀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실적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호황을 견인한 것은 2분기와 달리 강세를 보인 국제유가와 예상치 못한 미국의 허리케인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허리케인 '하비'가 휩쓸고 간 미국 텍사스 지역은 미국 전체 정제시설 중 25%가 밀집된 지역이다. 해당 지역의 정유 공장들이 큰 피해를 입으면서 세계 원유 수급에 이상이 생겼고 덩달아 오른 정제 마진으로 국내 업계들이 수혜를 입은 것이다.

 에쓰오일도 하비 수혜를 입어 영업이익 5,532억 원과 매출액 5조 2,118억 원을 기록, 영업이익 376.1%증가를 달성했다. 롯데케미칼 역시 올해 3분기 매출 3조 9,902억 원, 영업이익 7,662억 원 등을 거뒀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4%, 영업이익은 19.1% 증가했다. 미국 허리케인 등 영향으로 공급이 줄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 "내년에도 업황 낙관 전망"
한화케미칼도 올해 3분기 매출 2조 3,130억 원과 영업이익 2,152억 원을 달성했다.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은 8,057억 원으로, 3분기 만에 최대 실적이다. 가성소다와 PVC(폴리염화비닐), TDI(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 폴리실리콘 등 주요제품의 국제가격 강세가 지속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석유화학업계의 실적은 내년에도 낙관적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정유업계의 경우 내년도 유가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으로 배럴당 53달러 선을 유지하고 정제마진은 올해보다 70센트 오른 수준에서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화학업계도 미국의 화학크래커 증설지연으로 양호한 수급균형이 가능하고 중국의 환경규제 강화로 화학업체들의 가동률 하향조정과 폐플라스틱 수입금지 조치로 중국수요 또한 양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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