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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의 투쟁 방향과 정책에 관여하는 의결기구 중 하나인 현대중공업 노조 대의원 선거가 30일 예정된 가운데, 최근 인사 단행된 강환구 사장 단독 대표체제 구축이 평행선을 달리는 현대중공업 노사 간 갈등 해결을 위환 전환점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20일 현대중공업 노조에 따르면, 제30대 대의원 선거가 이달 말 실시된다. 1차 선거에서 과반수 이상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오는 12월 4일 결선투표가 진행된다.

이번 대의원 선거는 총 80개 선거구에서 128명의 대의원을 선출하는 것으로 후보자 등록은 21~22일 이틀 간이며 선거 운동은 24~29일 가능하다. 제30대 대의원의 임기는 12월1일부터 1년이다. 
과거 전례에 비춰볼 때, 이번 선거 출마 후보자는 대의원 수의 두배인 240여명 안팎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대의원 선거가 주목되는 이유는 선거 결과에 따라 2년 동안 접점을 찾지 못한 현대중공업 향후 노사 관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대의원들은 각 선거구 조합원들을 대표하는 동시에 노조내 의결기구 가운데 하나다. 노조의 투쟁 방향과 노조 정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무엇보다 12월부터 동시에 임기를 시작하는 박근태 위원장 체제로서는 지지세력을 일정 비율 이상 확보해야 각종 사업을 원만하게 추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잔뜩 긴장하고 있다. 강성 성향의 박근태 집행부를 견제하기 위해 실리·중도 노선의 후보들이 다수를 차지하면, 노조 내 갈등과 마찰로 인해 임금 및 단협 협상에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
노조 측은 "대의원 선거 결과가 끝나봐야 향후 사측과 협상을 비롯 투쟁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며 "신임 대의원들이 집행부에게 힘을 실어줄지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강환구 사장 단독 대표체제가 현대중공업 노사 갈등에 어떤 영향을 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경영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지만, 2년 연속 임단협이 지지부진하면서 노사갈등 해소가 중요한 과제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10월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임명된 강 사장은 현대미포조선 대표 때 노사관계를 원만하게 이끈 공로로 현대중공업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이달 초 인사에서 권오갑 부회장이 현대중공업 지주사 대표이사로 옮겨가고 강 사장이 단독대표를 맡으면서 노사갈등 해결 과제를 오롯이 홀로 짊어지게 됐다.
특히 미포조선 사장 시절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이끌어내는 등 현장과의 원만한 소통을 일궈낸 강 사장에 대해 노동계에서는 긍정적인 기대를 하고 있다.
강 사장은 11월 8일 새로 선출된 박근태 차기 노조위원장과 이례적으로 상견례를 갖고, "연내 타결을 위해 불필요한 마찰은 없애자"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노조 관계자는 "최근 인사에서 강환구 사장은 회사의 신임을 얻어 단독대표 체제를 구축했다"면서 "경영관리와 영업 등 지원부문 경력을 주로 쌓았던 권오갑 부회장보다 현장의 문화와 현실을 잘 알고 있어 대화하기 수월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미영기자 myidaho@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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