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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진 경
중구 디자인건축과 주택허가계장

옛날에는 '이웃사촌'이란 말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이웃이란 누구이며 어떤 의미인가?

 사실 나 자신도 단독주택, 원룸이라고 불리는 다가구주택, 그리고 대규모 아파트에서 다양하게 살아봤지만 기억나는 이웃은 거의 없다는 생각에 놀랐다. 층간소음 때문에 나쁜 기억을 가진 '사람'은 있지만.

 이런 내가 이웃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10월 말에 중구에서 실시한 '2017년 공동주택 입주자대표회의 운영·윤리교육'을 준비하면서였다. 교육 내용은 입주자 대표가 알아야 할 법령과 운영사항, 그리고 공동주택의 공동체 활성화와 관련된 사항이었다.

 '이웃이 필요해'라는 주제의 교육 중 '누가 당신의 이웃인가?'라는 질문에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옆집에 사는 사람, 사이가 좋은 사람, 위아래 사는 사람. 얼굴 아는 사람 등…. 계속해서 이웃과 인사를 해 본 적이 있는지, 이름은 아는지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점점 조용해졌다. 나 또한 이웃의 이름이나 인사를 해 본 기억이 가물가물 했다.

 그 이후 뉴스를 통해 노인 고독사에 대한 내용을 보며 '이 뉴스가 언제 것일까요?'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최근 내용이라고 대답하였으나 10년 전의 뉴스라는 것을 알자 많은 사람들이 놀랐다. 이미 이웃에 대한 무관심은 오래전부터 시작된 것이었다는 생각에 다들 충격을 받은 모양이었다.

 그다음 공동주택을 살아가면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부분이 층간소음이라고 하여 그에 대한 해소 방법은 무엇이냐고 물어보자 대부분 대답이 없었다. 한명이 흔히 하는 방법인 피해 주민이 관리실에 전화해서 피해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을 말했다. 그래서 잘 해결되었냐는 질문에 별로 좋아진 것은 없고 감정만 쌓이더라고 대답하였다.

 물론 법적으로는 민사소송, 공동주택관리규약에 따른 처분, 환경분쟁조정위원회 등을 통해서 할 수도 있지만 오랜 시간이 걸리고 서로에게 상처만 주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래서 층간소음 해결 방안에 대한 사례를 소개했다. 첫 번째는 주민들이 뜨개질을 해서 수세미를 만드는 공동체 활성화사업이었다. 주민들이 수세미를 만들어 이웃간에 인사하면서 선물하고 이것이 계속 진행되다 보니 이웃이 늘어나고 서로 이해하면서 서로의 불편도 감수하고 조심하면서 층간소음이 1/3정도 놀라운 정도가 줄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인사나누기 운동이었다. 정해진 구역(예를 들자면 승강기 앞이나 안, 출입구 등)에서 만나는 사람을 보면 무조건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어색해서 머뭇거렸지만 시간이 지나니 인사를 하지 않으면 어색해지는 자기를 발견하고 놀랬다는 경험을 이야기했다.

 이런 운동을 통해 서로간의 벽을 허물고 다양하고 지속적인 공동체사업을 통해 주민 참여와 협력을 통해 공동체 분위기를 활성화시켜서 함께 사는 공동주택(혹은 마을)가 살기 좋은 곳으로 되었다고 소개했다.

 흔히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는 머리에서 다리라는 말처럼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실행하지 않는 현실에서 이번 교육을 통해 '우리도 한번 시작해 볼까'라는 생각이 교육받는 사람들에게 새겨진 소중한 시간이었다.

 결국 이웃이란 우리가 알고 교류하는 사람인 것이다. 우리 중구 구정문구도 '사람중심 문화도시 종갓집 중구'이다. 옛날 종갓집 주변에 이웃의 웃음소리가 가득하듯이 우리 중구도 이웃과 행복한 인사를 나누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 바로 사람이 살기 좋은 중구가 되기 위해 모든 공무원과 주민들이 힘을 합쳐 노력하고 있다.

 이제 다시 한 번 용기와 힘을 내어 이야기하고 싶다. "사랑하는 이웃님들, 안녕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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