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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이 잇따라 비핵심자산 매각에 성공하며 지난해 발표한 자구계획 실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23일 현대중공업은 100% 자회사인 '현대일렉트로시스템즈(Hyundai Electrosystems)'을 러시아 업체에 매각했다.

현대일렉트로시스템은 지난 2011년 9월 전기전자 시스템 사업 확대를 위해 현대중공업이 설립했다.
이후 국내 기업 최초로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고압차단기 공장을 운영하는 업무를 맡았다.
총 400억원이 투입된 고압차단기 공장은 2013년 1월 완공됐다.
110~500kV급 고압차단기를 연간 350여 대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현대중공업은 단계적 설비 증설을 통해 2015년까지 생산 규모를 연 500대로 확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루블화 가치 폭락 등 러시아 경제 상황 악화로 현지 국영기업인 연방송전망공사(FSC)와의 계약이 틀어지면서 공장 가동에 차질이 빚어졌다.
전력 판매가 어려워진 탓에 2013년 800억 원이 넘었던 현대일렉트로시스템즈 자산총액은 2015~2016년 100억 원 초반대로 줄었다.

누적 순손실은 설립 후 지난해까지 220억 원가량 쌓였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부실법인을 정리해 유동성 확보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월에는 자회사인 호텔현대 지분(200억원0을 국내 사모투자 전문회사인 한앤컴퍼니(Hahn & Company)에 전량 매각하기로 했다.

또 현대삼호중공업 프리IPO(4000억 원), 현대미포조선의 현대로보틱스 지분 매각(3500억 원) 등을 포함해 이미 올해에만 총 1조 원의 유동성을 확보한 상태다.  올해 초에는 지난 2012년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설립한 캐나다법인 'HHI Battery'도 청산했고, 지난해에도 현대차, KCC, 포스코 등 투자주식과 유휴부동산 등을 매각했다. 추가적으로 현대종합상사, 현대기업금융, 현대기술투자, 현대자원개발의 계열분리를 완료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6월 비핵심자산 매각, 사업조정, 경영합리화 등 총 3.5조원 규모의 경영개선계획을 발표한대로 이행해가고 있는 것이다.
현재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현대호텔 매각, 현대커민스, 독일 야케법인 등 비주력 자산을 청산하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앞으로도 경영개선계획을 적극 이행하는 한편, 비핵심자산의 추가 매각을 통해 핵심사업 위주의 사업재편과 무차입경영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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