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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의 전격 경질이 한미 군사현안을 풀어가는 데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시 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과 미래 지휘관계 로드맵 이행 등 한미 군사동맹 재조정 시기에 럼즈펠드 장관이 퇴진한 것은 여파가 적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특히 조지 부시 행정부 각료 가운데 '매파'로 분류되는 럼즈펠드 장관은 한미 군사동맹 재조정 문제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왔기 때문에 후임으로 내정된 로버트 게이츠 텍사스 A&M대학 총장의 등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화당의 참패가 조지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정책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현재까지 미군 2천800여명이 숨진 이라크전의 주무 장관인 럼즈펠드의 경질은 불가피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라크 문제는 이번 선거 최대 쟁점이었고 민주당은 선거기간 내내 럼즈펠드 장관의 퇴진을 요구했으며 공화당의 일부 의원들도 이에 동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강경파' 가운데 한 사람인 럼즈펠드 장관의 퇴진으로 미래 지휘관계 로드맵과 주한미군 재배치 및 감축 등 한미 군사부문의 기본틀은 변하지 않을 것이지만 미국이 현안을 풀어가는데 좀 더 유연성을 발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외교안보연구원의 한 전문가도 "전작권 전환을 비롯한 한미 지휘관계 로드맵을 마련하는데 럼즈펠드의 입김이 절대적이었다"며 "큰 변화는 없겠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나쁜 상황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럼즈펠드는 해·공군의 중요성을 강조한 인물인데 반해 후임 로버트 게이츠 장관은 네오콘이라기 보다는 전통적 보수주의자로 지상군의 중요성을 높게 보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먼저 후임 게이츠 장관의 이력이다. 게이츠는 지난 1966년 미 중앙정보국(CIA)에 입사한 지 25년 만에 국장직에 오르고 부시 가문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중책을 요청받았다는 점에서 럼즈펠드 장관에 못지않게 강경한 인물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내년 1월 중순 또는 2월 초에 구성될 의회에서 인준을 받을 때까지 장관 직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여 당장 어떤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 밝힌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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