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11월 첫째 월요일 다음 화요일인 4일이 투표일이다.미국의 선거는 자국뿐만 아니라 세계의 관심사다. 강대국으로 다른 나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과 우호적인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어떤 후보자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협력 방식에서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


 미국과 우리나라를 모두 고려할 때, 이번 선거의 포인트는 대선 후보의 차별성, 상하원 교체의 영향 그리고 당선자에 따른 한국의 선택 등 세 가지다.


 첫째는 공화당과 민주당 후보의 차별성과 이에 대한 미국 유권자의 반응은 미국과 미국이 영향을 미치는 세계 정세 그리고 우리나라의 정세와도 연관된다. 현재 여론조사 보도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약간 우세하다. 부시 공화당 정부의 8년 연임 기간 미국의 힘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라크 전쟁 개입은 엄청난 피해와 비용을 요구했다. 또한 미국의 금융 시스템이 붕괴할 위험에 처했다. 유권자가 선택한 강한 보수적 색채의 미국이 그들을 피로하게 만들었다는 인식으로 변화를 내세운 민주당을 주목한 것이다.


 둘째는 미국 선거는 대선과 더불어 상원 및 주지사 일부 선거와 하원의원 435명 전원을 뽑는 총선을 함께 실시한다. 올해는 상원의원 100석 가운데 35석을 그리고 주지사는 11명을 교체한다. 교체 대상 중 상원의원은 민주당 13석, 공화당 22석이고, 주지사는 민주당 6명, 공화당 5명이다. 현재 민주당이 우세한 미국 상원에서 이번 선거를 계기로 70명선을 넘느냐가 관심을 끌고 있다. 민주당이 대통령과 더불어 상원에서 70명을 넘는 다수당이 될 경우 미국 정치는 민주당 판도가 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우리나라와 비슷한 상황이 된다. 대통령과 국회 절대 다수석을 가진 한나라당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 지 우리는 잘 안다. 하지만 영향력과 지지율이 반비례했다. 다수의 힘을 내세워 시민과의 소통을 외면했고, 시민의 신뢰상실로 경제정책에서 백약이 무효가 되고 있다. 그래서 미국 민주당의 일부는 오히려 상원의 절대 다수석을 경계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스스로 오만해지지 않기 위해서는 적정 수준의 다수에 멈춰야 한다는 것.


 셋째는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와 버럭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당선 상황별로 우리나라에 미치는 직간접적 영향이 달라진다. 공화당 후보의 당선은 현재의 정책 기조에서 크게 변화하지 않는다. 하지만 민주당 후보의 당선은 변화의 폭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왜냐하면 한미간의 우호관계에도 불구하고 지도자의 철학과 입장이 크게 다를 경우 마찰과 갈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1970년대 이후 한미관계의 역사에서 볼 수 있다. 특히 우리의 권위주의 정부와 미국의 민주당이 만나면 갈등이 발생했다.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은 미국의 민주당 소속 지미 카터 대통령으로부터 인권 문제로 불편한 관계를 겪었고, 측근에 의해 운명을 달리했다. 1994년 김영삼 대통령은 역시 미국의 민주당 소속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북한 핵 개발과 관련해 전쟁의 위기에 직면했다. 다행히 지미 카터 전대통령이 특사로 평양을 방문하면서 김일성과 회담을 갖고, 남북정상회담을 약속했다. 돌이켜보면 아찔한 순간이었다. 반대로 민주화를 지향한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은 조시 부시 대통령과의 갈등 없이 남북협력과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느라 노심초사했다.


 미국 대통령선거가 우리나라와 세계에 영향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의 힘과 위상이다. 우리의 경제적 정치적 여건이 굳건하면 미국의 영향을 긍정적으로 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경제의 어려움과 정치적 내홍이 거듭된다면 작은 충격에도 취약해진다. 미국발 세계의 금융위기, 그리고 미국의 대선 결과 등 외부환경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방안이 궁금한가.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라. 대통령과 친한 측근의 울타리에서 벗어나라. 그리고 대통령의 짐을 덜어줄 전문가 중심으로 인적구성을 새롭게 하라.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