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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 좋아하는 것은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 주말마다 장사진을 치고 있는 '로또'구매 고객이나 노동 없이 대가를 바라는 것이나 모두가 공짜 심리에 있다. 최근에는 기발한 발상으로 관계자를 당혹케 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공짜에 '짜'자가 하나 더 추가된 가짜 해녀가 등장했다는 소식이다.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신리마을에는 신 고리원전 건설에 따른 공사피해 보상금을 노린 것으로 보이는 가짜 해녀가 크게 늘어나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말이 해녀지, 물질은 고사하고 기본적인 장비마저 갖추지 않은 이들이 대부분이다. 31일 울주군에 따르면 267가구가 모여 사는 서생면 신리마을에는 평균 50∼70여명이 해녀로 신고해 일을 하고 있었으나 2005년 1월 이후 162명이 새 해녀로 신고, 현재는 모두 232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2005년 1월까지 1 명밖에 없던 남자 해녀도 20대 12명, 30대 38명, 75세 이상도 8명 등 모두 66명으로 급증했다. 또 인근의 신암마을(408가구)도 2004년 156명이었던 해녀가 현재 206명으로 50명이나 늘어났다. 이들 해녀의 상당수는 실제 해녀 일을 하지 않으면서 수산업법에 별다른 자격이나 제한 없이 누구든 관할 행정기관 신고로 해녀 등록이 가능한 점을 악용, 행정기관에 이름만 등록한 것으로 울주군 측은 파악하고 있다.
 이 같이 가짜 해녀가 늘어난 것은 이 지역에 세워지는 신고리원전 1,2호기 건설과 관련, 바다 매립공사를 하면서 발생하는 부유물에 대한 피해 보상금을 받아 내기 위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부유물로 해산물 채취에 입은 손해만큼 발생 주최측에서 이를 보상해주도록 한 규정에 따른 일종의 사기수법이다. 이에 따라 실제 해녀들은 보상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으나 대부분 같은 마을 사람이어서 불만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동네에서 매일처럼 얼굴을 맞대며 살아가는 처지에 박정하게 할 수 없어 신고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들의 몫을 가로채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특히 한창 일할 나이의 남자들이 금남구역으로 알려진 해녀에까지 보상금을 노려 기웃거린다는 사실이 더욱 아연하다. 고리원전 측은 지난해 3월 부산 부경대에 보상금 산정 용역을 의뢰했으며, 이 결과에 따라 보상금 규모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울주군 관계자도 "해녀가 급증한 것은 고리원전 측이 부산 부경대에 보상금 산정 용역을 맡긴 지난해 3월 이후다"며 "이 같은 편법을 막을 수 있는 법적 규정은 없으나 최대한 사실을 밝히도록 노력 할 방침"이라 밝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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