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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산업 두 축 현대車·현대重
임단협때만되면 반복되는 파업
장기 불황에 지역경제는 바닥인데
지루한 협상 지켜보는 시민도 피곤

 

울산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파업', '파업도시 울산'이란 말을 숙명처럼 듣고 산다. 듣기 좋든, 듣기 싫든 말이다. 불명예가 아닐 수 없다. 거기다 요즘엔 '현대차 노조, 쇠사슬파업'이란 말까지 더해지니 걱정을 넘어 무서운 생각까지 든다.
 옛말에 '잘 되는 집안은 담장 밖으로 웃음소리가 흘러나와야 한다'고 했다. 현대자동차가 잘 되기를 바라는 울산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걱정스럽기 그지없다. 웃음소리가 아닌 갈등의 소리가 끊임없이 들리기 때문이다.
 생활하다보면 짧으면 짧을수록 좋은 것들이 있다. 은행 대기시간, 마트 계산대 대기 줄, 대중교통의 기다리는 시간 등등. 울산시민들이 공통으로 느끼는 짧으면 짧을수록 좋은 것 중 하나가 바로 '노사협상 기간'이다.

 올해도 예외 없이 울산산업의 두 중심축인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의 노사협상이 장기화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지난해 5월 첫 상견례로 시작된 현대중공업 노사협상은 해를 넘기고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아직도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도 모자라 또 해를 넘길 상황이다. 현대자동차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4월 첫 상견례를 시작해 7개월이 훌쩍 지난 지금도 교섭을 마무리 짓지 못해 협상 장기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이를 지켜보는 울산시민들의 피로감은 점점 쌓여가고 있다. 대부분의 울산시민들은 "연봉도 많이 받으면서 왜 파업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경기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올해 울산의 지역경제를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노사협상이 장기화되면 될수록 울산의 경기는 더 안 좋아지는 것은 세 살짜리 어린 아이도 아는 사실이다. 게다가 매년 벌어지는 노사 다툼을 좋아할 사람은 경쟁사뿐이라는 것을 당사자들은 왜 모를까.

 신문을 보니 울산의 1인당 지역 내 총생산이 전국 1위에서 6위로 떨어졌다고 한다. 이는 노조의 파업과 무관치 않다고 생각한다. 지역경제가 추락하는 상황에서 노조의 파업은 회사와 지역경제는 물론 나라까지 망하게 한다. 회사가 생산을 하지 않고 협력업체가 납품을 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두 회사가 지금의 경영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를 살리는 길은 현재 지지부진한 노사협상을 하루빨리 끝내고 협력하여 생산에 전념하는 것뿐이다. 노사협상은 서로의 만족도를 높이는 과정이지, 어느 한쪽이 이기거나 지는 전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잘 되는 집을 더욱 잘 되게 하는 것도, 안 되는 집안을 일으켜 세우는 것도 결국 집안사람이 어떤 자세를 갖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이제 끊임없는 노사분규보다 노사협상 타결이라는 반가운 소식을 듣고 싶다. 특히 고임금을 받고 있으면서도 해마다 주머니 더 채우려는 노조의 행동은 '배부른 투쟁'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제 많은 사람들에게 '파업도시 울산'이 아닌 '화합의 도시 울산'으로 불리길 간절히 바라본다. 이 종 호 북구 호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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