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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현대차 노조가 울산공장 본관 광장에서 올해 임단협 관련 파업 집회를 열고 있다.
지난 5일 현대차 노조가 울산공장 본관 광장에서 올해 임단협 관련 파업 집회를 열고 있다.

 

현대차 임단협이 마지막 쟁점을 놓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남은 핵심 쟁점은 임금인상과 성과금 규모, 해고자 복직 및 손배소 철회, 정년연장 등으로 노사는 연내 타결을 위한 막판 접점 찾기에 나선 상황이다. 지난 5일 교섭에서 노조는 일괄제시를 요구했지만 회사는 정비직군 실질임금 보장(월급제) 이슈가 해결되지 않으면 제시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 교섭 마무리 국면 걸림돌 작용
노사는 자칫 이 문제가 단체교섭 마무리 국면에서 걸림돌이 될 수도 있음을 인식, 실무협의를 통해 6일 교섭 전까지 최대한 이견을 좁힐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별도 요구안으로 올라온 요구사항이 핵심쟁점에 대한 논의를 가로막고 있는 형국이다.

노조 내부에서도 정비직군 실질임금(월급제)을 둘러싼 갈등을 겨냥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6일 현대차 노조 현장조직 '현장노동자' 게시판에는 익명의 노조 활동가(간부)가 '사계'라는 필명으로 "이번 임단협이 특정집단의 이익 쟁취 수단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비판의 글을 올렸다.

여기서 지목된 특정집단은 현대차 정비위원회로. 글쓴이는 임단협 마무리 국면에서 복병으로 부각된 정비직군 월급제 이슈의 발단은 1999년 현대차, 현대정공, 현대차서비스 3사가 통합하는 과정에서부터 시작됐다고 밝혔다.

# "실노동시간 대비 임금 낮지않아"
당시 정비직 가운데 현대차 출신은 월급제, 현대차서비스 출신은 시급제였는데 정비 물량이 풍부해 현대차서비스 출신 노조원들이 돈을 더 벌 수 있는 시급제를 원했다는 것.

시간이 흘러 현재 두 회사(구 현대차, 현대차서비스) 출신 정비직군 간 임금격차가 매월 50만 원 이상이 발생하고 있어 시급제를 적용 받고 있는 구 서비스 출신 노조원들이 월급제에 비해 부족한 임금을 맞춰 달라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게시글에 따르면 회사가 연간 140만 원 가량의 임금 상승을 제시했지만 정비위원회가 비교 대상을 기아차 정비직 임금수준으로 확장하면서 매월 30만 원이 넘는 정률 수당까지 추가로 요구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 정비직은 주간연속2교대 전환 당시 생산성 향상을 전제로 근무시간을 10시간에서 8시간으로 줄이고 기존에 받던 임금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 정비위원회는 기아차 정비직군과 달리 생산성 향상과 무관하게 계속 8시간 근무해왔으면서 기아차와 동일한 수준의 임금을 무리하게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글쓴이는 이외에도 정비위원회의 주장이 회사와 대립하고 있는 몇 가지 이유를 설명했다. 정비직군(구 현대차서비스) 통상임금 승소에 따른 임금상승이 보장돼 있고, 시내교통비·직급수당 누진제 등 정비직군만의 기득권을 고려하면 생산공장과 비교해도 급여 차이가 없다는 점, 정비직 초임이 타 직군 대비 높게 책정돼 있어 전 직군 대비 기본급이 가장 높고 실제 노동시간을 감안하면 임금이 낮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 "정비직 초임 높고 교통비 등 수당도"
글쓴이는 "교섭 막바지에 정비위원회가 기아차 임금수준이 아니면 어떠한 제시안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은 타직군을 배려하지 않는 상당히 이기적인 태도"라고 비판하며 정비위원회의 올바른 판단을 촉구했다.

노사 전문가는 "현대차는 노조의 무리한 요구사항에 맞서 경영성과 연동 임금인상/성과금 지급, 무노동 무임금 등 강경한 기조를 유지하며 원칙 대응하고 있다"며 "노조가 자동차산업의 위기 상황을 감안해 무리한 요구를 거두고 이제는 협상 마무리를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영기자 myida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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