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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 호조세로 역대급 호황을 누려온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등 정유업계가 이번엔 윤활유 시장 선점 각축전에 돌입했다. 그동안 정유사의 부업으로 통했던 윤활유 사업이 시장흐름의 변동에 따라 원유정제보다 마진율이 높아지면서 업계 주력사업이 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유사들이 윤활유 사업에 대한 투자를 앞다퉈 늘리고 있다.
 통상 윤활유 사업은 '드라이빙시즌'인 2분기 실적이 좋게 나오지만 이례적으로 업황이 좋아지고 있어서 선제적인 투자에 나서는 분위기다.

 내년 상반기 SK루브리컨츠 상장을 앞두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윤활유 사업의 성장성 등 가치 산정에 자신감을 확보한 상태다.
 SK루브리컨츠의 올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3,590억원이다. 이 중 윤활기유 부문 영업이익률은 19%로 정유부문(3%) 이익률을 대폭 상회한다.
 SK이노베이션은 루브리컨츠 상장으로 1조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활유 시장에서 가장 장사를 잘한 에쓰오일은 올 3분기 윤활사업에서만 영업이익 1260억원, 이익률 31.2%를 달성했다. 이는 석유화학 이익률(14%)의 두 배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3,400억원에 달한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윤활사업 부문의 전체 매출 기여도는 8%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 기여도는 4배(23%)에 가깝다"고 말했다.

 GS칼텍스는 같은 기간 윤활기유 부문에서 1,55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현대오일뱅크는 영업이익 1,027억원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다.
 시장 조사 기관인 프로스트 앤 설리번에 따르면 세계 윤활유 시장은 오는 2020년 1,788억7,000만달러(한화 약 182조8,946억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지역을 포함해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개발 도상국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 유렵위원회가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을 목표로 한 상태로 갈수록 높아지는 환경 규제로 인해 프리미엄 윤활유 수요도 향후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정유사들이 원유 정제 마진(1%)보다 마진율이 높은 윤활유(20~30%) 시장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가장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은 SK이노베이션이다.
 SK루브리컨츠는 지난달부터 글로벌 메이저 타이어 제조업체인 미쉐린의 중국 내 1500개 판매망을 통해 지크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SK루브리컨츠는 2008년 인도네시아 국영석유회사 페르타미나와, 2014년에는 스페인의 다국적 에너지 기업 렙솔과 합작 공장을 설립했다. 2012년에는 일본 JX에너지와 울산 공장을 세웠다.

 에쓰오일은 현재 생산중인 '에쓰오일세븐'과 '드래곤' 등 제품 판매에 주력할 예정이다. 지난 2008년 프랑스 석유회사인 토탈과 손잡고 만든 에쓰오일토탈윤활유주식회사에서 생산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업 특성상 석유 정제 마진 차에 따라 영업이익 등락 폭이 크다"라며 "윤활유 사업 등 비정유 사업이 정제 마진 영향을 덜 받아 영업이익 개선에 도움이 된다"라고 분석했다.
 하주화기자 usj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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