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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새 사장단 취임과 노조의 새 집행부 출범 후 노사간 접촉면 확대 및 공감대 확장 행보로 경직됐던 현대중공업의 노사관계가 해빙기를 맞은 분위기다.
 무엇보다 2년 동안 교착상태였던 임단협에서 접점을 찾거나 의견이 좁혀진 쟁점이 다수인 것으로 나타나, 연내 타결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17일 현대중공업 노사에 따르면 이달 1일 새 집행부 임기가 시작되자 지난 5일부터 임단협 교섭에 돌입했다. 노사는 연내 협상 타결을 목표로 '릴레이 교섭'을 이어가고 있다.
 임금과 성과금, 순환휴직과 상여금 분할 지급, 단협 승계 등 노사가 풀어야 할 현안 중, 임금은 어느 정도 절충점을 찾았고 순환휴직과 상여금 분할지급 문제는 별도의 협의체를 구성해 내년에 논의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감 부족에 따른 일자리 감소를 해소하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상여금 포함 여부와 연동하기 위해서다.

 세부적으로 기본급에서는 2016, 2017년 각 호봉승급 2만3,000원 인상이라는 회사의 제시안에 노조가 동의하고 있다. 격려금에서도 100%+150만원 선에서 접점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폐지된 고정연장수당과 상여금 분할에 따른 임금 조정 분으로 회사의 기본급 10만원 인상을 놓고 노사간 의견을 좁혀가고 있다.

 다만, 성과금에서는 회사는 2016년 230%·2017년 논의 후 확정하자는 입장인 반면, 노조는 2016년 300%·2017년 그룹 동종사 수준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
 현대중공업 노사가 이처럼 연내 타결을 위해 대화 국면을 조성하고 입장차를 줄여나가는 데는, 2년 동안 진행된 노사 협상에 대한 피로감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또한 노조가 내년 4월까지 협상을 타결하지 못하면, 3년 치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는 점도 연내 타결 기류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2년 동안 임단협을 타결하지 못하고 갈등을 빚어왔다. 회사는 조선업 악화 등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노조에 '협조'를 요구해왔고, 노조는 회사가 호황기에 비해 실적이 저조하지만 견딜 수 있는 경영 수준임에도 '앓는 소리'만 한다고 맞서왔다.
 노조는 "그동안 대립적인 노사 관계가 교섭에 영향을 미쳤는데, 새 집행부는 노사 관계에 따른 불필요한 마찰을 줄이자는 입장"이라며 "연내 타결이라는 방향을 위해 적극적인 태도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도 "노사가 상호 존중하고 신뢰하는 노사관계 형성을 위해서 문제의식의 공유와 대화의 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2년째 경직된 임단협 교섭의 해법을 찾기 위한 행보"라고 전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한 현안의 중요성을 감안, 노사가 연내 타결을 이뤄낼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의견도 흘러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노조 새 집행부가 연내 타결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만, 양쪽의 양보없이는 실제 노사가 각종 현안에 대해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미영기자 myidaho@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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