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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다. 삶의 자세를 다잡게 되는 요즘이다.
어떻게 사는 것이 과연 잘 사는 것일까. 두 아이를 키우다 보니, 이 질문이 더 중요해졌다. 부모로서 내 생각과 태도가 아이들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건 교육과 진로를 결정하는 데 있어 한국사회는 여전히 과거세대와 달라지지 않았음을 느낄 때가 많다는 것이다. 아직도 많은 부모들은 학업적 성공이 마치 인생의 성공을 보장하는 냥 사교육에 매달린다. 인생에 정답은 하나일 수 없을진대, 명문고와 명문대를 졸업하고, 고위직에 진출하는 것이 좋은 인생의 표본인 냥 자식과 손주들을 키우는 이들이 많다. 그렇다보니 경쟁이 불가피하고, 남의 성공에 진심으로 박수쳐 줄 수 있는 여유는 더더욱 갖기 힘들다.


스페인 출신 작가 미겔 탕코의 책 '쫌 이상한 사람들'은 그렇게 사는 사람들과 읽고 싶은 책이다.
책에 등장하는 이상한 사람들은 위의 기준대로 하면 대단한 사람들은 아니다. 작가의 말처럼 그저 '아주 작은 것에도 마음을 쓸 줄 아는' 다정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혼자라고 느끼는 이들을 알아채고, 식물을 돌보는 재주를 가졌다. 작고 약한 존재의 안위를 늘 걱정하는 사람들이다.
사랑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도 자유분방하다. 춤추고 싶을 땐 춤을 추고, 때로는 자기들만을 위한 음악을 연주한다. 감정표현에 인색한 우리와는 사뭇 다른 모습들이다.
 

이 이상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바로 자기 자신, 그리고 평범하고 약한 존재일 수밖에 없는 내 이웃의 행복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이다.
만약 모두가 획일화된 인생의 목표를 갖고 있다면, 이렇게 살기는 힘들 수밖에 없다. 똑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 가다보면 그 과정에서 만나는 이들이 모두 경쟁자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양한 목표, 다양한 가치가 모두 소중한 사회에선 저마다의 성공을 진심으로 기원해 줄 수 있다.
새해에는 그래서 모두가 쫌 더 이상해졌으면 좋겠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좀 더 나다워지는 용기를 가질 수 있길, 그래서 우리 모두가 조금 더 행복해지길 바래본다.
 김주영기자·울산그림책연구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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