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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6·13 지방선거 후보 결정과 직결된 공천 틀을 '책임공천'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울산지역 기초단체장의 교체 폭 확대는 물론, 지방의원 후보구도에도 변화가 뒤따를 전망이다. 울산시장과 5개 단체장을 석권하고 있고, 시의원 22명 중 1명을 제외한 21명을 보유한 한국당의 공천 기조 변화는 올 지방선거를 거쳐 새로 탄생할 울산의 권력층 변화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한국당의 '책임공천' 파급력에 지역정가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 박성민·권명호 청장 예선통과 무난 전망
홍준표 대표가 새해 단배식에서부터 강한 시행의지를 보인 '책임공천'이란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후보공천은 중앙당이 갖되,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 공천권은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당원협의회 위원장에게 부여해 결과에 '책임'을 지도록 하자는 게 뼈대다.

홍 대표가 공언한대로 영남권과 인천을 포함해 6곳을 사수하지 못하면 자신이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패한 지역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은 다음 총선에서 책임지는 방식이다. 문제는 원래 중앙당이 갖고 있던 기초단체장 공천권을 당협위원장에게 사실상 이양하면서 선거 승패에 자신의 정치 생명까지 걸어야 하는 당협위원장들이 공천과정에서 새 인물을 선택하기 보다는 당선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자기 사람 심기'에 주력할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직전 선거를 통해 경쟁력을 검증받은 '현역' 위주 공천이 이뤄지면서 한국당 혁신위가 취약층 보강을 위해 마련한 '청년·여성 50% 공천할당제'는 물 건너 간 것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6월 선거를 5개월 앞둔 11일 현재 한국당에서 울산 5개 기초단체장 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인물은 현역 단체장 4명을 포함해 모두 18명에 이른다. 이들을 대상으로 책임공천이 이뤄질 경우, 당협위원장과 코드가 맞는 현역은 무난히 공천을 받겠지만, 그 반대라면 설사 현역이라 하더라도 예선 탈락을 각오해야 할 처지다.

현재 당내에서 현역 단체장에 도전할 마땅한 인물이 없는 동구의 권명호 구청장과 도전자에 비해 지명도가 월등한 중구의 박성민 구청장은 무난한 예선 통과가 점쳐진다. 중구에선 박 구청장 외에 이성룡·박영철 시의원과 김영길 전 중구의장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 북구, 국회의원 선거 맞물려 촉각
또 북구의 경우 박천동 현 구청장에 정치락 시의원과 이수선 전 북구의장이 도전을 준비하고 있으나 지방선거보다 비중이 큰 북구 국회의원 재선거까지 고려해 후보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 인물 선택의 폭이 그렇게 크지는 않아 보인다.

반면, 팽팽한 예선 경쟁구도가 형성된 남구와 현역 단체장이 4선 제한에 걸린  울주군은 3월에 진행될 기초단체장 공천과정에 당협위원장의 의중이 실릴 가능성이 큰 지역으로 분류된다.

문제는 남구갑(이채익 의원)과 남구을(박맹우 의원) 두 당협위원장이 합일점을 찾아야 하는 남구청장 후보는 첨예하게 물린 양 지역 간 이해관계를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국당에선 남구청장 본선 후보를 놓고 서동욱 현 구청장과 변식룡·임현철 시의원이 3자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한국당의 울주군수 후보공천은 남구보다 더 험난할 것으로 관측된다. 복당파인 강길부 의원이 원외인 김두겸 전 위원장을 밀어내고 당협을 장악했지만, 울주군수 예비후보가 7명에 달하는데다 이들 중에는 강 의원의 복당과 당협위원장 임명에 반기를 든 이들도 있어 교통정리가 힘들 뿐더러 경선으로 갈 경우 당협위원장의 의중과는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당 내 울주군 출마예상자로는 윤시철 시의장과 한동영·허령 시의원, 조충제 군의원, 이순결 전 울주군의장, 김헌득 전 시의원, 서범수 전 울산경찰청장 등이다.

한국당 안팎에선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 "선거 승리를 위해 열심히 뛰라는 취지의 '책임공천'이 자리 보존을 위한 보신주의로 흐를 경우 인물 인지도가 높은 일부 선거구의 승리는 챙길 수 있겠지만, 지역의 전체 민심을 움직여야 하는 광역단체장 선거에는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최성환기자 c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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