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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이웃을 위한 온정의 손길이 갈수록 각박해지고 있다. 사랑의 온도탑이 올해 목표 달성에 적신호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울산지역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이는 적십자회비의 모금도 해가 갈수록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어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요구된다.

대한적십자사 울산광역지사에 따르면 적십자회비 모금총액은 2014년 20억1,800만원, 2015년 19억5,700만원, 2016년 19억4,600만원으로 해마다 줄어들었다. 지난해에는 울산에서 이례적으로 3명의 '레드크로스 아너스 클럽(RCHC)' 회원이 배출되면서 당초 목표액인 20억원을 달성했지만, 일반회비 모금액은 여전히 감소추세라는 게 대한적십자사 울산지사의 설명이다.

실제로 올해 울산지역 적십자회비 모금액은 이달 11일 기준 9억9,5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간 대비 4.8%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RCHC는 누적 기부금액 기준으로 대한적십자사에 1억원 이상을 기부했거나 기부를 약속한 개인 고액기부자들의 모임으로, 울산에서는 지난해 처음 나왔다. 이처럼 고액기부자는 극히 드문 경우여서,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절실한 상황이다. 일반회비 모금액이 갈수록 줄어드는 이유는 과거 고지서처럼 당연히 내는 줄로만 알았던 적십자 회비에 대한 인식이 내지 않아도 된다는 성금으로 인식이 바뀐 것이 원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국민들의 자발적인 성금 모금을 강조하고자 과거 4차에 걸친 모금 활동을 몇 해 전부터 2차례로 줄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올해 적십자 회비 모금이 쉽지 않은 것은 지난해 불거진 '새희망씨앗' 사건과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 등의 영향이다. 잘못된 사람들의 범죄행위가 기부문화 자체를 얼어붙게 하고 있다. 여기에 울산은 지속적 경기침체와 인구감소를 겪고 있어 적십자회비 납부에 더욱 소극적인 분위기다.

대한적십자사 울산지사 관계자는 "최근 기부금과 얽힌 안 좋은 사건들이 연달아 터지면서 전국적으로 모금이 침체되고 있다"며 "적십자회비 모금액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하는 만큼, 시민 한명 한명의 따뜻한 마음이 모여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대한적십자사 울산지사는 적십자 결연가구 대상 1억8,000만원 상당의 물품 지원과 위기가정 대상 5억500만원 생계비 지원 등에 모금액을 사용했으며, 구호 및 지역사회 봉사와 보건 및 안전교육, 청소년적십자 등 봉사활동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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