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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당이 초읽기에 들어간 여당과 달리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던 한나라당도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파열음으로 시끌벅적하다. 당의 정체성과 색깔론 시비에 휩쓸려 있는 소장파 의원들이 더는 침묵할 수 없다며, 당 지도부와 중진들에게 포문을 열고 있다. 또 차기 대선에 나설 유력 후보로 분류되고 있는 3룡 가운데 한 명인 손학규 전 지사도 당의 변화를 주문하며, 연일 보수진영을 때리고 있다. 손 전 지사는 4일 "한나라당의 정권창출을 위해서는 '통합의 정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광주 무등산 중심사에서 열린 법회에 참석해 이 같이 밝히고 "현재 한나라당은 지지율은 높지만 수구, 지역주의의 이미지가 강하다"며 "정권을 창출, 선진국으로 나가려면 개혁과 개방을 통한 자기혁신과 통합을 이루는 세력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여권 인사의 영입과 관련해서도 지금까지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장관의 미래적인 디지털 마인드,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의 개혁과 개방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며 "현 정부에서 한 자리를 했다고 무조건 배척하려는 것은 스스로 옹졸함을 드러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지금까지의 당 입장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대선주자인 원희룡 의원도 4일 "한나라당의 정체성에 반하는 사람은 발전적 보수를 주장하는 이들이 아니라 수구보수 세력"이라고 주장했다. 원 의원은 이날 염창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의 존재이유와 정체성은 당헌, 당규와 정강정책에 잘 나타나 있다"면서 "과연 김용갑 의원과 저 원희룡 가운데 누가 이를 지키고 있는 사람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청산해야 할 과거의 부정적 유산은 자기 혁신과 합리적 개혁을 추구하는 발전적 보수가 아닌 수구보수"라며 최근 정체성 문제를 들어 자신에게 당내 대선후보 경선 포기를 종용한 김 의원을 겨냥했다. 그는 특히 "과거의 부정적 유산을 붙들고 당헌과 정강정책을 부인하고 훼손하는 수구보수들은 한나라당을 떠나 수구보수 정당을 창당하든지 아니면 당헌.당규와 정강정책을 지키려 노력하라"며 사실상 김 의원의 탈당을 촉구했다. 또 필요하다면 "끝장 토론이라도 벌여보자"고 당의 변화를 촉구하는 강성 발언을 이어갔다. 현재의 당 지지율과 후보자들의 앞선 여론에 안주 '이대로'를 외치고 있는 한나라당으로선 미래가 없다는 것이 이들의 반응이다. 한나라당의 집안싸움도 여당 못지않게 시끄러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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