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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울산 동구 방어동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출근하는 직원을 위협해 현금 1억 1,000만원을 빼앗아 도주한 강도사건에 대한 현장검증이 22일 오전 실시된 가운데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 김모씨가 범행 장면을 재연하고 있다.  노윤서기자 usnys@
지난 18일 울산 동구 방어동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출근하는 직원을 위협해 현금 1억 1,000만원을 빼앗아 도주한 강도사건에 대한 현장검증이 22일 오전 실시된 가운데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 김모씨가 범행 장면을 재연하고 있다. 노윤서기자 usnys@

 

【속보】= 지난 18일 울산 동구 일산새마을금고 방어지점에서 발생한 은행강도 사건의 현장검증이 22일 열렸다. 이날 현장검증에서 범인 김모(49)씨는 새마을금고 직원을 흉기로 위협, 은행 안으로 들어가 현금 1억 1,000만원을 빼앗아 달아나는 범행 과정 전체를 재연했다. 
이에 앞서 김 씨는 울산 중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오전 11시께 경찰 승합차를 타고 범행 장소인 울산 동구 일산새마을금고 방어지점에 도착했다. 먼저 김 씨는 범행 직전 숨어 있었던 은행 건물 뒤편 화장실에서 나와 직원을 흉기로 협박, 은행 내부로 들어가는 과정을 재연했다. 

당시 김 씨는 은행 직원 출입구 앞에서 흉기와 분무기를 들고 "분무기 안에 염산이 있는데 네 얼굴에 뿌리면 어떻게 되겠나"며 직원을 협박한 장면을 연출했다. 하지만 분무기에 염산은 들어있지 않았다. 이어 은행 안으로 들어가 검은색 가방을 직원에게 건네며 "금고에 있는 돈을 여기에 다 담아라"고 위협한 후, 가방을 받고 들어왔던 출입구로 빠져나가는 모습까지 재연했다. 

10여분 만에 현장검증을 마친 김 씨는 단독 범행임을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네"라 대답하고, 공범은 "없다"고 말했다. 범행을 언제 계획했느냐는 질문에는 "새벽에 술을 마시고 억울한 마음에 그랬다"며 "열심히 일해도 비정규직이라는 현실이 억울했다.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고 답했다. 경찰은 현장검증을 토대로 마무리 조사를 진행한 후 이번 주에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은행 강도 사건과 관련해 당시 해당 지점에 청원경찰이 없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허술한 보안체계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새마을금고 중앙회 지침에 따르면 금고의 총 자산이 1,000억 원에 당기순이익 3억 원 이상의 금고의 경우 무장 청원경찰을 의무적으로 배치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울산지역 새마을금고 101곳(지역·직장 본점 30곳 포함) 가운데 청원경찰을 배치한 곳은 단 20곳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점 금고를 열기 위해서는 열쇠담당자 1명 및 암호담당자 1명 등 최소 2명이어야 한다는 중앙회 지침 역시 인력부족 등을 이유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도 일선 새마을금고의 허술한 보안체계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김흥회 동국대 공공경찰행정학부 교수는 "청원경찰이 있었다면 강도 피의자가 해당 지점을 만만하게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무장 청원경찰을 지점 내에 배치만 하더라도 범죄 확률을 낮추는 데 큰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장현기자 usk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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