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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울산 북구 국회의원 재선거를 향한 진보진영 후보들의 초반 기선잡기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여당과 보수 후보에 맞서 진보권 단일후보를 노리는 진보정당 소속 인사들이 일치감치 출마를 선언하고 표심잡기에 나섰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보수 맏형 격인 자유한국당의 재선거 출마예상자들은 당내 후보 경쟁을 의식, 물밑행보를 이어가며 출마선언 적기를 탐색하는 분위기다.

 

권오길 전 민주노총 울산본부장은 30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민중당 노동자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유은경기자 usyek@ulsanpress.net
권오길 전 민주노총 울산본부장은 30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민중당 노동자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유은경기자 usyek@ulsanpress.net

민중당 울산시당은 30일 북구의 노동자 표심을 겨냥,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권오길 현 본부장을 북구 재선거 후보로 사실상 확정했다.
권 본부장은 이날 오전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어 "노동정치 1번지 북구를 반드시 사수하겠다"며 승리를 다짐했다.

김창현 시장위원장과 윤종오 전 의원 등이 함께 한 회견에서 권 본부장은 "윤종오의 의원직 상실은 단순히 윤종오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며 "2,000만 노동자를 대표하는 유일한 현장출신 국회의원이 사라진 일이며, 노동자의 자존심이 짓밟힌 일"이라며 노동자 표심을 자극했다.

그는 이어 "사법적폐세력은 윤종오 의원직을 박탈해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대한 희망을 짓밟았다"며 "저 권오길이 제2의 윤종오가 되겠다고 결심한 이유다"라고 밝혔다.
그는 "북구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노동자가 살고 있는데, 조선에 이어 자동차산업도 구조조정 대상이 될 거라는 언론보도가 있다"면서 "노동자 국회의원, 제2의 윤종오가 국회에 들어가 노동자만 희생되는 밀어붙이기식 구조조정을 막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북구 재선거 출마 결심 배경에 대해 "당원들이 노동 중심의 진보정당을 더 키워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며, 우리 노동자들이 제2의 노동자 국회의원을 꼭 다시 만들자고 절절하게 바라셨기 때문"이라며 노동자 후보의 선명성을 강조했다.
지난 16일 정의당 조승수 전 의원이 북구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 선언에 이어 이날 권 본부장의 출마 선언을 계기로 진보진영의 단일후보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조승수-권오길 양 후보 간 단일화에 대한 입장차가 드러나고 있어 진보진영의 선거연대 성사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우선 조 전 의원의 경우 후보단일화 대상을 여당인 민주당까지 포함해 범진보 단일화를 구상하고 있는데 비해 권 본부장 측은 진보 4당(정의당, 민중당, 노동당, 녹색당)으로 연대대상을 제한하고, 민주당은 단일화 대상이 아니라고 분명한 선을 그은 상태다.

따라서 양 후보측은 단일화에 대한 이 같은 기본적인 입장차를 좁히지 못할 경우 진보권의 북구 재선거 연대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지역정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또 선거 판세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민주당과 한국당의 후보 출사표가 늦어지면서 대결상대를 확인할 수 없는 점도 진보진영의 후보단일화 논의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에선 현재 북구 재선거의 주자로 내세우기 위해 이경훈·김광식 전 현대차 노조위원장 등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게 당 관계자의 전언이다.

6월 재선거를 통해 북구 탈환을 노리는 한국당에선 3선 출신의 윤두환 북구당협위원장과 박대동 전 의원이 물밑경쟁 중이다.
이밖에 통합을 앞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에서 북구 재선거 주자로 북구청장을 지낸 강석구 바른정당 시당위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최성환기자 c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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