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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경기침체가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인구는 줄고 주택거래는 바닥이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고 실업자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 됐다. 지난해 울산지역 주택거래가 전년동기대비 15.71%가 격감하면서 총 거래건수가 2만건을 크게 하회했다. 국토부가 내놓은 '2017년 연간 주택매매거래량'에 따르면 지난 한해 울산의 주택매매 거래량은 1만7,413건으로 전년 대비 15.7% 줄었다. 지난 5년간(2013년~2017년) 평균 대비해서는 34.8%나 내려앉았다. 또 지난해 12월 주택매매거래량은 1,207건으로 전년동원(1,650건)에 비해 26.8%가 줄었다. 지난 5년 평균 대비해서는 절반이상(50.5%)곤두박질쳤다. 전국적으로 지난해 주택매매 거래량은 94만7,000건으로, 전년동기대비 10.1%가 감소하면서 4년만에 100만건을 밑돌았다. 지난 5년 평균(2013~1017년) 96만8,000건 대비 2.1% 줄었다.

울산의 경기 침체를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지역이 바로 동구다. 조선업 불황으로 시작된 울산시 동구의 침체는 갈수록 악화일로에 있다. 하청업체의 구조조정에 폐업까지 이어지면서 근로자들의 탈울산은 끝없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인구는 이미 19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울산 동구의 원룸 공실률은 60%에 달한다. 울산의 베이비부머 세대들에게 한때 노후보장의 수익원이었던 원룸은 이제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원룸 건물의 경매가도 한때 7억을 호가했지만, 현재 4억5,000만원 선으로 뚝 떨어졌다. 땅값도 떨어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방어동의 지가는 전년 대비 -3.2%를 기록했다. 동구 일산동은 -2.2%, 미포동과 동부동, 서부동은 -1.3% 하락하는 등 동구 대부분의 땅값이 떨어졌다. 울산시 전체가 이 기간 3.4%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지난 2015년 이후 퇴직하거나 일자리를 잃은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협력업체 근로자는 2만7,000여 명에 달한다.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떠나면서 동구의 인구가 함께 줄어들었다.

울산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동구의 인구는 17만3,096명으로 1990년대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6년 6월부터 19개월 연속 감소 추세다. 가장 인구가 많았던 1995년 19만2,007명과 비교해서는 1만8,911명(9.8%)가 감소한 것이다. 내국인 인구도 16만9,605명으로 90년대 이후 처음으로 17만 명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같은 현상은 울산의 미래를 전망하는 데 가장 어두운 뉴스가 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청년층의 탈울산이다. 최근 3년간 전입한 청년 인구는 6만7,161명, 전출은 6만8,347명이었다. 결과적으로 순 유출이 1,186명이나 돼 청년 유출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도시의 상징이던 청년층이 더 이상 울산을 미래를 위한 공간으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울산시 관계자는 "주된 전입 전출 사유는 일자리와 관련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는 곧 일자리 때문에 울산의 청소년 인구가 1,186명 줄었음을 의미한다. 공공부문 일자리 정책을 확대해 미래성장 동력인 청년 세대의 자립기반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일자리가 줄면서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은 울산의 미래에 심각한 경고음이다. 이와함께 산업재해·고령화 등으로 사망률은 전국 최고 수준인데 아이 낳지 않는 현실까지 겹치면서 울산지역 인구절벽은 갈수록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울산을 떠나는 이들을 잡아둘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인구는 곧 도시의 자산이자 미래성장의 담보물이다. 인구감소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당장 마련해야 한다.

문제는 또 있다. 경기침체와 청년층 탈울산에 이어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고령화의 속도다. 고령인구 급증을 이어온 울산이 결국 5년 내 '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 게다가 고령화 속도가 무섭도록 빨라지면서 10년 뒤에는 생산가능인구 3명이 고령자 1명을 부양해야하는 '초고령사회'를 직면하게 됐다. 문제는 출생 아동수가 올해는 1만명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 상황이다. 위기다. 문제는 생각보다 인구추이가 심각하다는데 있다. 오는 2029년에는 고령화 비율이 20.3%까지 올라가 '초고령사회'에 도달하게 된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은 '고령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구분된다. 여기다가 1년 이상 계속된 울산의 출생아수 감소가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1만명 이하로 추락할 전망이다.

울산이 살고싶은 도시, 사람이 모여드는 도시로 거듭나야 하지만 미래도 어둡다. 제조업의 침체를 4차산업으로 돌파하려는 의욕은 넘치지만 새로운 투자를 견인할 창구가 부족하다. 수출의 급격한 감소는 이와 무관하지 않다. 산업수도로서 승승장구해 오던 울산수출의 경우, 2011년 1,014억달러를 최고점을 찍은 뒤 줄곧 내리막이다. 2015년 729억달러, 2016년 652억달러로 10년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이런 모든 요인들이 울산을 살고 싶은 도시, 사람이 모여드는 도시가 아니라 떠나는 도시로 만드는 요인이다. 총체적 문제를 하나씩 점검해 해결책을 찾아가야 할 시점이다. 더 이상 방치하면 미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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