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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2017년 통합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 부결 후 현대중공업 노사가 지난 29일부터 실무협상을 재개했지만 입장차가 여전한 가운데, 현대중공업 현장에서 조속한 임단협 타결 요구가 표면화되고 있다. 그동안 내부적으로 불거져 나오던 수준에서 최근 조직 유인물을 통해 "현재 회사의 어려운 상황을 직시하고 3년째 타결되지 못한 임단협을 마무리하자"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는 상황. 지역사회에서도 조선업황의 부진이 지속되는 중 임단협까지 난항을 겪자 울산경제가 초토화되고 있는 현실을 타개해야 한다며 노사가 대승적 차원에서 결단을 내려주길 염원하고 있다.

# 조합원 "조선업 위기 현실 바로봐야"
현대중공업 현장노동조직인 현장희망은 31일 유인물에서 "2016년과 2017년 임단협 교섭에 대한 막연한 기대보다 현실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장희망은 "이상과 현실은 분명히 다르다"며 "군산조선소는 문을 닫았고, 해양사업본부 일감은 심각한 수준으로 줄고 있으며, 국내 조선사 대부분이 구조조정과 임금삭감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4사 분할과 관련 "쪼개진 회사별로 성과금 등 교섭 결과가 다르게 나타났다"면서 현실을 받아들여야 함을 강조했다.

이어 "노조는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은 지켜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건 조합원에게 있는 그대로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것이 집행부의 몫이고 책임"이라고 말했다.

또 "노조는 현실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과거보다는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비해야 한다"며 "언제까지 지난 2년에 목을 맬 것인가"라며 빠른 타결을 촉구했다.이처럼 노사의 2016·2017년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 이후 다시 교섭에 나선 가운데 빠른 타결을 촉구하는 내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실리없는 상급단체 가입 의문까지 제기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 노조의 상급단체 가입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 조직은 "금속노조 가입 2년을 맞이했고 이 기간 금속노조에 들어간 돈만 30억 원이 넘는데 달라진 게 없다"며 "조합원을 지킨 것도 임단협에 승리한 것도 아니고, 조합원은 4개 회사로 흩어졌고 임금도 줄었다"고 지적했다.

노조원들 사이에서도 설 전 타결을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 노조 홈페이지에는 "지금은 현실을 직시하고 하루빨리 임단협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현대중 노사는 지난 26일과 29일, 30일 잇따라 교섭을 재개했지만 입장차만 확인하며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다.
노조는 부결된 잠정합의안에서 추가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하고, 회사는 더이상 제시할 안이 없다면서 난항을 겪는 모양새다. 

이처럼 교섭이 3년째 지속되면서 장기화하자, 동구를 중심으로 지역 경제가 초토화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우려가 크다. 때문에 2월 설 명절 전 타결을 마지노선 삼아 임단협 타결을 희망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외식업 동구지부 김종문 지부장은 "동구지역에 등록된 외식업소 1,500여 개 가운데 매달 15곳 가량이 문을 닫아 1년 사이에 200여 업소가 휴·폐업했다"며 "2년 전부터 동구 부동산, 외식업, 유통 등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지경인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저임금까지 인상되면서 막막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 동구주민, 경제회생 위해 노사 결단 주문
권명호 동구청장도 임단협 잠정합의한 부결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현대중공업 노사관계는 회사와 직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구를 비롯한 울산 경제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대 사안"이라며 "노사가 대승적인 관점에서 현명한 선택을 해주길 바란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앞서 현대중 노사는 지난 2016년 5월 임단협 교섭을 시작한 지 1년 7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29일 2년치 단체교섭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으나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과하지 못했다. 투표 결과 1만 768명(투표율 89.24%)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찬성 5,025표(46.67%), 반대 5,662표(52.58%), 무효 55표(0.51%), 기권 26표(0.24%)로 각각 집계됐다.  김미영기자 myida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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