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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 13일 치러질 울산의 지방선거에서 여성단체장이 탄생할지 여부에 지역 정치권은 물론 여성계 등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성 표심을 얻기 위해 여야 각 정당들이 앞다퉈 '여성신인 발굴'과 '여성공천 할당제' 등 여성우대 제도를 도입하면서 어느 때보다 여성 단체장 배출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만약 올해 울산 선거에서 여성단체장이 나오면, 지난 1999년 10월 동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당시 이영순 후보(무소속)가 당선된 이후 두 번째 여성단체장이 탄생하게 된다.

6월 지방선거를 4개월여 앞둔 4일 현재까지의 예비후보군을 놓고 본 예상치는 일단 '가능성은 엿보인다'는 게 지역정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울산광역시장을 비롯해 5개 구·군 기초단체장까지 6개 단체장 선거에 걸친 여야 각 정당의 출마예상자는 줄잡아 60명 안팎인데, 이들 중 여성은 3명 정도로 파악된다.

남성에 비해 숫자면에서 턱없이 열세지만, 이들 여성 예비후보들은 한 두 차례 선거를 통해 검증된 인물이고, 지방의원 활동 등을 통해 나름의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출마 의사를 밝힌 여성 예비후보는 모두 진보정당 일색이고, 보수정당 쪽의 여성 출마자는 단 한명도 없는 상태다. 그나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은 1명 뿐이다.

울산시장 선거의 경우 10여명의 여야 예비후보 중 '울산 1호 여성단체장'의 기록을 가진 민중당 이영순 전 의원이 유일한 여성 예비주자로 거론됐지만, 당내 경선에서 탈락한 상태다.

기초단체장 중에선 중구청장 선거에 노동당 이향희 울산시당 부위원장이 출마를 저울질 중이며, 북구청장 선거에는 민중당 강진희 북구의원이 사실상 후보로 확정됐다.

또 현역 군수가 3선 연임 제한에 걸려 울산 기초단체장 선거 중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울주군수 선거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유경 시의원이 본선 후보를 노리고 있다.

앞서 민중당 조남애 남구의원과 이은주 동구위원장이 각각 남구청장과 동구청장 선거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당내 조율을 통해 지방의원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당초 울산 전체 예비후보의 1%인 단체장 여성 출마예정자가 6명이었지만, 이마저도 3명으로 줄어든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여성 단체장 출마자의 진보 쏠림현상이다.

그 원인은 자유한국당이 도입을 공언한 '여성·청년 50% 공천할당제'는 지방의원을 제외한 단체장은 적용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더불어민주당도 '여성 30% 공천할당제'를 갖고 있지만, 한국당과 마찬가지로 단체장은 해당사항이 아니다.
반면, 민중당 등 진보정당의 경우, 당내 후보선출 절차가 투명하고 100% 상향식이어서 남성 후보와 대등한 위치에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다. 무엇보다 여성 후보에 호의적인 진보 지지층의 표심을 기대할 수 있는 것도 진보 쏠림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들 여성 단체장 예비후보들 앞에는 만만찮은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우선 본선 주자를 뽑기 위한 당내 예선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고, 예선을 무사통과한다 해도 보수진영의 쟁쟁한 남성 후보들과의 본선 대결에서 이기기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물론 지난해 5월 대선 이후 울산의 진보 지지층이 두터워진 것만은 분명하지만, 울산의 역대 지방선거에서 보수 맡형격인 자유한국당 후보들이 압도적인 우위의 결과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이들 진보 여성주자들의 도전은 버거울 수밖에 없는 정치지형이다.

여야 각 정당별로 현재까지 형성된 울산지역 단체장 출마예상자 만을 놓고 볼 때 당내 후보경선을 거쳐 본선무대에 오를 1~2명의 여성 후보가 '유리천장'을 깨는 이변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최성환기자 c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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