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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치 임단협을 이어가고 있는 현대중공업에 모처럼 밝은 소식이 하나 들린다. 유례없는 어려움 속에서도 현대중공업 임직원들이 회사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났다는 소식이다. 바로 우리사주 열기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2월 재무구조 개선과 R&D투자 강화 등을 위해 약 1조3,000억원(1,250만주)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바 있다. 유상증자로 새로 발행되는 주식의 20%는 법에 따라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해야 하는데,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 우리사주조합은 임직원을 대상으로 우리사주 청약을 받았다.
최근 실시한 우리사주 1차 청약 결과, 현대중공업 임직원들은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 250만주 중 207만1,000주를 청약해 82.8%의 높은 청약률을 보였다는 소식이다. 1만6,000여명의 임직원 중 80%가 넘는 1만3,000여명이 청약에 참여한 것이다. 잔여 주식에 대한 추가 청약이 진행될 예정이어서 우리사주 청약에서 청약률 100% 달성이 유력해 보인다. 임직원들이 우리 사주청약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것은 향후 회사의 경영상황 개선과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을 증명한다. 우리사주는 법정의무예탁기간이 1년이어서 이 기간이 지난 뒤에야 매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임직원이 1년 뒤에 회사 실적이 나아져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수년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던 조선시황은 최근 다소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1월 총 14척의 선박을 수주해 1월 실적으로는 2014년 이후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조선경기가 활황일 때와 비교하면 아직도 미미한 수치지만, 임직원 스스로가 미래에 대한 기대를 걸고 있다는 면에서 희망적이다. 더욱이 2년째 임단협을 매듭짓지 못하며, 악화되고 있는 경영실적을 거두고 있는 상황에서 나타난 결과여서 더욱더 의미 있게 보인다.

하지만 실제 현대중공업이 실적 개선에 성공하고 주가 상승을 이루려면 적지 않은 걸림돌을 넘어서야만 한다. 수주 후 선박 인도까지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조선업의 특성상 최근의 수주 회복세가 당장 실적 개선으로는 이어지기는 어렵다. 또 재작년의 수주 절벽으로 인한 극심한 일감 부족 현상은 올해 내내 계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철강업계가 선박 원가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후판(厚板)가의 인상을 요구하고 있어 조선업계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횟수로 3년째 매듭짓지 못하고 있는 임단협이 현대중공업의 위기극복에 발목을 잡고 있다. 조선업이 백척간두(百尺竿頭)의 위기에 서 있는 상황인데도 노사 모두 임단협에 힘을 쏟느라 더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현대중공업이 지금의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노사의 단합된 힘이 절실히 요구된다.

현대중 노사가 힘을 모으기 위해서는 임단협을 하루 빨리 매듭지어야 한다. 지금과 같은 노사 대립 국면이 지속되어서는 모처럼 온 조선시황 회복의 호기를 놓칠 수도 있다. 노사가 한마음이 되어 노력하여 실적이 좋아지고 주가가 상승하면 결국 그 열매는 구성원의 몫이다. 이미 분사한 일렉트릭과 건설기계의 크게 오른 주가가 이를 잘 말해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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