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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은 어린 시절부터 경쟁과 치열함 속에서 자라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의 학구열과 경쟁심은 넓게는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는 하나, 개인의 행복과 정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2017년 세계 행복지수 순위에 따르면 1위가 노르웨이, 2위가 덴마크로 북유럽 국가들이 상위에 랭크되어 있다. 반면 한국은 56위에 그쳤다. 한국인들은 한창 즐겁게 뛰어놀아야 할 초등학생 시절조차 과한 학업에 시달리고 학원과 과외 등으로 타인과의 경쟁에서 이기고자 노력한다.

초등학생의 학업 경쟁은 비단 주요과목 뿐만 아니다. 학교에서 평가받는 실기시험 종목인 줄넘기, 비석치기 등 다양한 과외도 성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덴마크 초등교육의 경우 경쟁보다는 자율과 평등을 교육의 목표로 삼고 있다. 따라서 초등교육 과정에서는 기초적인 지식만을 배우고 단 한명의 낙오자가 없도록 교육을 하고 있다. 당연히 서열식의 평가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한국인들은 보여 지고 수치화되는 부분에 가치를 부여한다. 연봉은 얼마인지, 아파트는 어디에 살며 몇 평인지, 직업은 무엇인지, 자동차는 몇 ㏄인지, 출신 대학은 어디인지, 재산 정도는 어떻게 되는지 등 나열하려면 끝이 없을 정도로 많다.

그래서인지 타인에게 인정받고 보여주기 위한 삶이 행복의 우선 조건으로 각인되어 있다. 타인에 비해 재산 정도가 적거나 아파트 평수가 좁을 수 있다. 비교하고 경쟁하는 삶을 살고 그것을 행복의 척도로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끝없이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해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덴마크식 삶의 방식인 휘게(hygge)는 편안함과 안락함을 뜻하는 단어로 일상속의 단순하고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것을 의미한다. '행복'이라는 단어를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고 주어진 삶 속에서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덴마크인의 삶의 모습인 것이다.

한국인의 삶에 투영하자면 타인과의 비교와 경쟁, 현대화된 삶에서 보여 지는 속도감과 긴장에서 한걸음 뒤로 물러나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고 가까운 이들과 소박하고 건강한 행복을 나누며 살아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필자 역시 타인과 비교해 물질적인 부분들에 급급해하며 나름의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온 적이 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렇게 악착같이 치열하게 살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했을 것이라는 짐작을 해 본다. 최근에는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을 구입하고 친구들을 만나 담소를 나누고 아이와 즐겁게 놀아주는 것에 가장 큰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경쟁에서 이겨야만 행복한 삶은 아니다. 맛있는 커피 한잔에서도 행복을 찾을 수 있고 주위의 좋은 사람들로 인해 행복해질 수 도 있다.

오는 3월 20일은 '국제 행복의 날'이다. 이 날을 맞이하여 매년 전 세계인들의 행복도를 조사해 행복지수가 발표되고 있다. 기준은 다르겠지만 올해는 한국인이 더 행복해지기를 희망하며 우리나라의 행복 순위가 좀 더 높은 곳에 랭크되기를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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