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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강추위가 이어지고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울산지역의 화재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주말 울산지역에 화마가 덮쳐 자동차 부품 공장 6개동과 야산이 불탔다. 지난 4일 오전 5시 25분께 울산 울주군의 한 자동차 부품소재 생산업체에서 공장 6개 동이 전소되는 대형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15억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1시 11분께는 울산 울주군 서생면의 한 야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불은 울주군 서생면 화산리와 부산 기장군 장안읍 길천리 경계지역에서 시작돼 번졌다. 울산과 부산에서 합동으로 헬기 7대와 소방차 21대, 소방대원 100명 등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펼쳤다. 다행히 초기 진화로 더 큰 화재로 번지지 않았지만 앞으로도 이같은 화재는 더 자주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소방본부에서도 앞으로도 강추위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화재사고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화재 사고에 대한 경고음이 잦아지고 있는 가운데 울산 전통시장 점포 285곳이 전기시설 불량으로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시는 한국전기안전공사 울산지사와 지난해 44개 전통시장 전체 3,925개를 대상으로 전기시설 전수 조사를 벌인 결과 7.3%인 285개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5일 밝혔다. 부적합 사항은 모두 333건으로 접지시설 미설치가 64%인 21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누전차단기 불량 22%(72건), 배선 불량 7.3%(26건), 누전 5.4%(18건) 등으로 집계됐다.

울산시는 최근 5년간 전통시장 화재의 50%가 전기적 요인으로 분석돼 전기안전 부적합 판정을 받은 점포는 그만큼 화재에 취약하다고 보고 있다. 울산시는 전통시장의 화재 예방을 위해 시설 개선에 나선 상황이다. 울산시는 지난달 31일 상인회 및 상인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전기 안전점검 부적합 사례별 화재 위험성과 조처 방안을 안내하고 각 점포가 시설을 개선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안전점검에서 제외돼 화재 사각지대에 놓인 무등록 전통시장 4곳은 이달부터 전기 안전점검을 벌여 부적합 시설을 개선하기로 했다.

문제는 최근들어 발생하는 화재사고의 대부분이 전기적 요인이나 부주의로 발생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다중집합시설이나 전통시장 등의 불조심도 각별히 주의해야 할 시점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이야기지만 화재 발생이 잦은 겨울철은 무엇보다 다중시설에 대한 화재 안전점검이 필수적이다. 대형 백화점 등 대형 판매시설과 공연시설, 버스터미널, 사회복지시설 등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곳은 특히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 유통업체 가운데는 비상계단에 물품을 쌓아두거나 비상발전기의 덮개를 훼손하는 등 화재에 취약한 시설과 불법시설이 산재해 있다. 대형 건물들에 대한 화재 예방 점검은 결코 가벼운 사항이 아니다.

한번 화재가 발생하면 엄청난 인명 피해가 올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건물들의 경우 더더욱 그러하다. 상당수의 다중이용시설들이 화재 발생시 자동으로 물을 뿜어 주는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거나 비상구 유도등조차 없다고 한다.

산업 현장도 마찬가지다. 산업 현장엔 항상 화재·폭발 등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게 마련이다. 대부분의 사고는 부주의에 의해 일어난다. 유사한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실천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안전에 대한 인식도 새롭게 바꿔야 한다. 사고가 나고 대형참사가 빚어지면 우리는 언제나 안전을 외치지만 여전히 우리의 안전의식은 낙제점이다. 우리의 안전의식이 언제쯤이면 달라질지 의문이다.

울산의 경우 석유화학공단도 문제지만 다중집합시설이나 공공시설의 안전의식 부재는 놀라울 정도다. 유통시설의 비상구는 이미 창고로 변했고 극장 나이트클럽 등은 화재에 무방비상태다. 중구의 한 다중집합시설은 비상구는 고사하고 출입구가 미로찾기처럼 돼있어 대형사고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대형 건물에서 실제로 화재가 나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의 혼란이 일어날 것은 확실하다. 비상상황에서 많은 사람이 신속하게 출구를 찾아 대피하려면 평소에 훈련을 해두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여러차례 반복된 화재사고의 교훈이다.

그런데도 울산에서는 실질적인 대피 훈련은 눈 뜨고도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전국적으로 작은 안전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장기적으로 누적된 문제점과 시스템의 결함은 하루아침에 찾아내 해결할 수 없지만 우선 안전의식을 조금 더 철저히 하면 사고는 미리 예방할 수 있다.

불은 한번 번지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 미리미리 철저한 예방과 점검을 하지 않으면 피해는 상상을 초월하기 마련이다. 제천 화재나 밀양 화재를 교훈 삼아 울산도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 다중 시설과 전통시장 등 괸계자들에게 준비와 점검이 선행된다면 대형화재 사고는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심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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