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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두겸 전 울주군 당협위원장(사진)이 13일 공식 출범한 '바른미래당'에 합류해 울산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 "설 연휴기간 신당의 지역 여론 추이를 지켜보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아직 결정할 시간은 있다. 신당(바른미래당)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어떻게 되는지 여론수렴이 필요하다"고 이 같이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저 뿐만 아니라 저를 지지해주는 동지들과 함께 움직이는 만큼, 신당의 청사진과 비전이 안나온 상황에서 성급하게 움직일 수 없다"면서 "최종 결정은 2월말 또는 3월 15일 전에 이들과 협의를 거쳐 당에 잔류할 것인지, 아니면 탈당할 것인지 최종 결정하겠다"고 했다.
그는 또 지난 9일 참석한 자유한국당 울산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의 비공개 회동과 관련해 "아무 결론 없는 원점이었다"고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는 "협의 결과 정갑윤 시당위원장을 중심으로 중재안이 마련됐지만, 강길부 의원의 단독 반대로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중재안에는 "시당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으로 합류하는 방안을 비롯해 여러 가지 방안이 제안됐다"고 김 전 위원장은 전했다.
회동에 참석하지 않은 김기현 울산시장은 김 전 위원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당의 결집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위원장은 "김 시장이 내 휴대폰 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 몇 년 만에 처음 연락이 왔었다"고 언급하며 섭섭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정갑윤 시당위원장은 중재안 관련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정 위원장은 "김 전 위원장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자기 사람을 어느 정도 배려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시당 공천관리위원 구성도 중앙당 방침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고 했다.
서로 엇갈리는 두 사람의 말을 종합하면, 김 전 위원장의 요구상황에 따라 정 위원장이 그를 어느 정도 배려할 수 있는 안을 내놓았지만, 그 안의 실질적인 공천을 관여하는 강 의원이 이를 반대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결국 김 전 위원장의 정치적 행보는 설 이후 바른미래당이 지역에서 얼마나 지지도를 올리느냐에 따라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당 차원에서 마련된 중재안이 결의될 경우 김 전 위원장은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김 시장이 직접 강 의원과 물밑대화를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 시장이 김 전 위원장에게 내 줄 수 있는 '당근'과 정치적 명분에 한계가 있는 만큼, 강 의원을 직접 설득해 중재안 찬성 및 김 전 위원장 시장 출마를 진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서울=조원호기자 uscw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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