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동빈 회장의 법정구속으로 롯데그룹이 최악의 위기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롯데의 울산지역 사업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설 직전인 지난 13일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선고공판을 받았다. 결과는 징역 2년6월에 추징금 70억원. 신 회장은 곧바로 구속 수감됐다. 신 회장이 법정구속되면서 롯데그룹의 신규사업은 물론 울산지역에 KTX 역세권 복합환승센터 등 지역 투자사업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울산 광역교통망과 대중교통서비스의 중심축이 될 복합환승센터는 지난해 국토교통부에 지정 승인을 받은데 이어 개발계획 고시와 사전절차를 거의 마무리하고 착공식만을 남겨둔 상황이다.

울산시의 계획대로라면 울산역 복합환승센터는 총 사업비 2,519억 원, 부지 7만5,480㎡, 연면적 17만9,191㎡, 지하 1층·지상 7층 규모로 내년 하반기쯤 완공하게 된다. 울산시가 환승센터에 비중을 두는 이유는 역세권과 서부권 개발의 핵심시설로서 지역개발을 촉진시킴과 동시에 동남권의 광역교통중심지 역할을 수행하는데 거점 시설이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울산지역 사업에 많은 관심을 가진 신 회장이 법정구속되면서 앞으로 이 사업이 동력을 잃게 될 수 도 있다는 우려다. 이는 지난해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롯데가 강동리조트 건립사업에 힘을 싣지 않았던 전력이 있기 때문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그룹회장이 법정구속되는 초유의 사태는 곧바로 롯데의 현재 진행형 사업에 대한 올스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이미 투자가 약속됐고 관련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있는 만큼 공사차질은 없을 것이라는 낙관론을 펴기도 하지만 법정구속이라는 변수가 없던 시점과 실제 법정구속 된 상황은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심스런 진단이다. 결국 복합환승터미널은 롯데그룹의 대규모 투자로 지역 균형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것은 물론 지지부진한 역세권 개발에 청신호가 될 중요한 사업인 만큼 차질이 없도록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울산시는 이번 신 회장의 법정구속 사태가 롯데의 울산 투자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다양한 경로로 점검을 해야 할 숙제를 안게 됐다.

문제는 롯데가 보인 그동안의 태도에 있다. 롯데는 울산권 개발 사업의 핵심이었던 강동권 개발에 대해 그동안 줄곧 정치적 상황과 연계한 행보를 보여왔다. 장기간 공사가 중단된 이 사업은 롯데 측이 공사재개 발표도 했지만 지금은 명확한 입장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 강동 리조트 사업은 북구 정자동 산 35의 2 일대 부지 10만8,985㎡에 내년 6월까지 3,100억 원을 투입해 지하 2층 지상 13층 규모로 콘도(객실 294실), 컨벤션, 시내·외 워터파크, 오토캠핑장, 복합상가 등을 유치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롯데건설이 지난 2007년 2월 공사에 착공했다.

하지만 이 사업은 공정 37% 상태인 2009년 6월 공사가 중단됐다. 롯데 측은 공사 중단 7년여 만인 지난해 2월 관할 지자체인 북구청으로부터 리조트 건축물 착공허가(건축물 변경)를 받아 한 달여 만인 3월 공사를 재개했다. 이 사업 추진을 위해 롯데 측은 현장사무실에 공사 재개를 위해 전기, 배선 등 각 분야 인원 20여 명도 투입했다. 이번에도 롯데는 약속을 어겼다. 불과 3개월 만인 6월에 공사는 또다시 중단됐고, 롯데 측은 현장사무실에 최소한의 관리 인원만 남기고는 철수시켰다. 현재까지 실제 공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복합터미널과 강동권 개발은 울산의 외곽지역에 대한 미래비전을 담고 있는 대형 프로젝트다. 이 사업에 대해 롯데가 그동안 보여준 태도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더구나 롯데의 경우 현재 시외 고속버스터미널 부지에 대한 개발 방향이 거론되는 시점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이기도 하다. 울산의 경우 터미널 이전은 시급한 현안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시점에서 롯데가 이 부지를 소유하고 있어 외곽지 이전이 확정될 경우 막대한 시세 차익은 물론 대기업 특혜시비까지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 롯데가 이 곳에 터미널을 건설할 당시에도 특혜시비는 있었지만 지금은 사정이 완전히 다르다. 이미 터미널 부근은 울산의 최대 상권이 형성된 곳으로 터미널이 이전할 경우 용도변경 등을 통해 천문학적인 수익이 발생할 수 있는 곳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그동안 롯데는 정치적 상황에 따라 투자의 속도를 조절해 왔다.

그룹 총수가 법정구속된 상황에서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된 상황이지만 이미 개발의 삽을 뜬 투자처에 대한 사업 추진은 제대로 시행해 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울산역 복합환승터미널은 절대 차질을 빚어서는 안된다. 이와 함께 강동권 개발과 고속버스터미널 이전 문제는 롯데의 울산지역 사업에 대한 그룹의 명확한 의지를 밝히고 제대로 된 사업 추진 의지를 보이는 것이 관건이다. 울산시도 이를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롯데에 입장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