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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찾은 울산 남구 옥동 은월마을에 노후로 인한 누수, 파손 문제로 사람이 살 수 없게 돼 방치된 한 주택.
18일 찾은 울산 남구 옥동 은월마을에 노후로 인한 누수, 파손 문제로 사람이 살 수 없게 돼 방치된 한 주택.

"남은 여생 집다운 집에서 살아보는 게 소원입니다"
울산 남구 옥동 은월마을의 단독주택 대부분이 노후로 인한 누수, 붕괴 등 문제를 겪고 있지만, 재개발은 10여년째 계획단계에만 머물러 있어 주민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 협소한 도로에 주차공간 빽빽 
18일 찾은 은월마을의 몇몇 집은 사람이 살았던 흔적만 남긴 채 방치되고 있었다.
보수를 거듭하다가 이제는 살 수 없을 만큼 망가진 집을 버리고 주민들이 하나 둘 마을을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버려진 집의 마당에는 각종 쓰레기가 널려 있었으며, 집 곳곳에서 비가 샌 흔적과 함께 금이 가거나 벽면이 떨어져 나가는 등 붕괴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현재 사람이 살고 있는 집도 같은 문제를 겪는 것은 마찬가지.
이 탓에 집집마다 보수를 거듭하고 있었으며, 대부분의 집이 누더기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 소방차 진입 어려워 화재사고 취약
한 골목에 들어서니 집에 모자를 씌운 듯 지붕을 새로 설치한 집들이 늘어서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비만 오면 천장에서 새는 물을 건물 자체 보수만으로는 더 이상 막지 못해서다.
은월마을은 화재 등 사고에도 취약한 상태다.

은월마을 내에는 협소한 길에 거주자우선주차구역이 빽빽이 설치돼 있는데, 이 탓에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 몇 해 전 마을 내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소방차가 진입하지 못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주민들은 설명했다.

18일 찾은 울산 남구 옥동 은월마을의 한 노후된 주택 외벽이 금이 가고 파손돼 있다.
18일 찾은 울산 남구 옥동 은월마을의 한 노후된 주택 외벽이 금이 가고 파손돼 있다.

# 군부대 이전문제 등 재개발 걸림돌
오경자 은월마을 부녀회장은 "은월마을의 집들은 대부분이 보수를 해도 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이 탓에 집을 방치하고 떠나는 주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재개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은월마을에는 지난 1980년대 후반 택지개발사업 추진으로 단독주택이 하나 둘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현재는 약 320채의 단독주택에 900여세대가 생활하고 있다. 주민들은 재개발추진위원회를 구성해 10여년 전부터 단독주택 용지를 공동주택 건립이 가능한 땅으로 변경해 달라며 집단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울산시에서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군부대 이전 문제와 난개발 우려 등을 이유로 도시관리계획 변경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입장을 밝혔다.

# 시행사, 은월마을 우선 개발안 추진
이에 재개발 시행사인 경동D&C에서는 기존 옥동 군부대와 은월마을을 함께 개발하려던 계획을 변경해 은월마을만 우선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특히 기업형 임대주택인 뉴스테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향후 남산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도로 건설 계획을 추가한 재개발 계획안을 오는 3월 시에 접수해 심사받을 계획이다.

경동D&C 관계자는 "기존 군부대를 포함해 추진하던 재개발 계획을 은월마을에 뉴스테이 건립을 우선 추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며 "향후 군부대 개발을 염두에 두고 군부대와 은월마을 사이에 폭 30m도로를 놓으면서 교통 문제를 해결하는 안을 시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홍래기자 usj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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