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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새는 천장, 금이 간 벽, 쓰레기 가득한 마당. 마치 '흉가'가 떠오르는 단어다. 울산의 부자동네라고 알려진 옥동 중심가에 위치한 '은월마을' 주택들 모습이다.

은월마을은 1980년대 후반 택지개발사업 추진으로 단독주택이 하나 둘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현재는 약 320채의 단독주택에 900여 세대가 생활하고 있다. 최근 이곳 대부분의 집이 30년 이상 되면서 각종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천장에서 새는 비를 수리만으로는 막지 못해 지붕을 새로 씌운 집도 있고, 외벽 일부가 떨어져 나간 집도 있다. 이 탓에 집집마다 보수를 거듭하고 있고, 대부분의 집이 누더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더 이상 보수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집을 버리고 마을을 떠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수십년 정든 집을 버리고 떠나는 이들의 마음이 편치 않았을 것이다.

빈집 한곳에 허락을 받고 들어가니 리모델링한 지 몇 해 되지 않았다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어떻게든 그곳에서 살아보려 노력한 모습이다. 하지만 새로 바른 벽지를 까맣게 물들인 곰팡이, 새 장판을 적신 빗자국에서 그 노력이 허사였음도 알 수 있었다.

주민들은 재개발을 위해 십여년 전부터 단독주택 용지를 공동주택 건립이 가능하게 변경해 달라며 집단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울산시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군부대 이전 문제와 난개발 우려 등을 이유로 도시관리계획 변경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재개발 시행사에서는 기존 옥동 군부대와 은월마을을 함께 개발하려던 계획을 변경해 은월마을만 우선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과연 이번에는 주민들의 숙원이 해결될 수 있을지 유독 눈길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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