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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전시컨벤션센터가 건립 추진 18년 만에 첫 삽을 뜬다. 울산전시컨벤션센터는 4만3,000㎡의 부지에 건축 연면적 4만2,982㎡,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2020년 12월 준공 예정이다. 총 1,678억원이 투입된다. 센터에는 전시장(8,000㎡), 컨벤션홀(최대 1,200명 수용), 회의실, 주차장, 업무시설, 각종 편의시설 등이 들어선다. 울산전시컨벤션센터는 2000년 초반 울산시 북구에 진장유통단지가 조성될 당시 처음 건립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후 추진 과정에서 예산과 규모, 건립 당위성 문제 등으로 중단 위기가 많았으나 최근 KTX울산역 역세권이 개발되면서 본격 추진됐다.

# 현실성 떨어지는 울발연의 개관 첫해부터 흑자 전망
울산전시컨벤션센터가 들어서면 존재 자체만으로도 지역경제에 파급 효과가 높은 고부가가치 산업의 거점이 들어서는 셈이다. 건립 타당성조사 용역 수행기관인 한국컨벤션전시산업연구원은 개관 후 5년간 운영하면 3,498억원의 직접소비 효과, 4,919억원의 생산유발 효과, 2,540억원의 부가가치유발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시가 행정안전부 지침에 따라 직·간접 고용 효과를 산출했을 때 건립사업 추진 시 발생할 일자리는 1,312개에 이르고, 향후 30년간 전시컨벤션센터 운영 시 행사기획·장치 서비스 등 관련 산업에 3,240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제 울산전시컨벤션 센터의 과제는 제대로 된 안착이다. 울산의 마이스(MICE) 산업을 이끌 전시컨벤션센터 건립이 울산의 전시산업에 새로운 획을 그을 수 있도록 많은 투자와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문제는 울산시의 계획이다. 울산시는 전시컨벤션 추진과 함께 울산도시공사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새로 들어서는 울산전시컨벤션을 위탁 운영하는 업무협약이다. 울산도시공사의 포부는 대단하다. 당장 위탁운영을 하면 첫해부터 울산시의 곳간을 채워 넣겠다는 의지다. 꿈은 가상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다. 울산시가 공식 사용 중인 울산전시컨벤션센터 수지(수입과 지출) 예측의 근거는 미안하지만 매우 희박한 것으로 분석됐다. 울산이 기존 MICE 산업 시장에 도전하는 후발주자로서 초기 흑자 가능성이 희박함에도 첫해부터 수십억 원의 수익이 발생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수지 예측은 전시컨벤션센터 운영 전략 수립에 기본이 될 수밖에 없는 만큼 정확한 수지 예측을 다시해야 한다.

# 영남 대표 전시컨벤션센터 부산 벡스코도 매년 영업손실
울산전시컨벤션센터 수지 예측은 지난해 울산발전연구원의 '울산전시컨벤션센터 운영전략 방안' 용역에서 나왔다. 전시컨벤션센터 건립을 위한 행정자치부의 중앙투자심사 2단계 심사 자료에 인용하는 등 공식적으로 사용 중이다. 이 수지 예측은 전시컨벤션센터가 2021년부터 정상 영업활동이 이뤄지는 것을 전제로 전시장 면적은 8,000㎡, 회의장 면적은 2,500㎡를 기준으로 했다. 예측에 따르면 개관 첫해인 2021년 78억 3,400만 원의 수입을 거두고, 48억 4,500만 원의 비용을 지출해, 29억 8,900만 원의 수익을 거둔다. 수익은 계속 증가해 2050년 69억 6,000만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관련 전문가들은 이 예측이 현실성이 없다고 분석했다. 수입은 과다하게, 비용은 낮게 책정되는 등 전체적인 예측 상에 오류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먼저 울산의 예측에서 기준으로 한 2021년 전시컨벤션센터 가동률 65%는 과도하다. 부산 벡스코, 대구 엑스코 등 이미 운영 중인 전시컨벤션센터의 사례를 살펴보면 초창기에는 30% 전후에서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다고 해도 50%를 넘기는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인재영입 등 현실적 대책으로 성공 기틀 세워야
영남지역 대표 전시컨벤션센터인 부산 벡스코가 2014년, 2016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출범부터 흑자를 내겠다는 공약은 황당하기까지 하다. 핵심은 이 같은 자료를 근거로 울산도시공사에 위탁운영을 맡긴 울산시의 판단착오다. 물론 해보지 않은 길, 도전하지 않는 것은 모두 실패한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새로운 길을 열고 도전의지를 가진다면 얼마든지 기존의 통계나 수치와 다른 결과를 낼 수도 있다. 하지만 도시공사는 공기업이다. 죽기 살기로 영업에 올인하는 사기업도 아니고 공공의 이익에 부합해야하는 공사의 성격도 고려해야 한다. 부산 해운대에 있는 벡스코는 연중 다양한 전시기획물을 상설화해 관광수요 확충에 독보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풍부한 노하우를 가진 인적 자원의 확보가 관건이다. 전시 기획물은 사람이 만드는 일이다. 인적자원의 확보로 울산 전시컨벤션센터가 동남권의 특화된 전시컨벤션으로 자리 잡도록 만들어가는 것이 과제다. 장밋빛 청사진 보다 인적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가진 인재 영입 등 보다 현실적인 대책으로 울산 전시컨벤션의 안착에 온 힘을 다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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