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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고요하고 캄캄한 밤이에요. 실컷 먹고 퍼드덕 날갯짓 하며 놀던 박쥐들은 따분해 졌어요. 만날 같은 놀이만 해서 재미가 없었거든요. 뭔가 새로운 놀이가 없을까 생각하고 있을 때 저 멀리서 멋진 소식이 날아들었어요. 도서관 창문 하나가 열려 있다는 거예요. 우와! 박쥐들은 이 기쁜 소식에 쏜살같이 도서관으로 날아갔어요. 도서관 안으로 들어간 박쥐들은 여기저기를 날아다니며 등불 밑에서는 서로 읽은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복사기에 몸을 복사하며 놀기도 하며, 음수대에서 시원한 물을 마시기도 했어요. 그리고는 잠깐 날개를 접고 재미있는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었어요. 어느새 박쥐들은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되었어요. 모두 숨을 죽인 채 이야기에 빠져들었고, 어느덧 서서히 날이 밝아왔어요. 책 축제가 끝나는 게 아쉬운 박쥐들은 어쩌면 도서관 사서 선생님이 자신들을 위해 도서관 창문 하나쯤 활짝 열어 줄 거라 믿으며 집으로 돌아갔어요.

우연히 도서관에 갔다가 한 어린이 친구가 재미있다고 보여 준 책!
'에잇, 뭐야. 도서관에 간 여우, 사자 등 비슷한 책이 얼마나 많은데……'
콧방귀를 뀌며 책장을 넘겼어요. 그런데 놀라고 말았어요. 환상적인 그림과 이야기가 제 눈을 동그랗게 호기심의 연못으로 이끌고 말았어요.

이 책을 쓰고 그린 작가는 브라이언 라이스예요. 미국 뉴저지 주 프린스턴에서 태어났으며, 스무 권이 넘는 어린이 책에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어요. 지금은 매사추세츠 주 사우스셔에서 아내와 딸과 함께 살고 있어요. 여행을 할 때면 늘 그 지방의 도서관을 찾아가곤 한대요. 저도 올 여행계획에 각 지방 도서관 탐방을 넣어볼까 해요. 자신의 글에 직접 그림을 그리는 작업은 얼마나 행복할까요?
 

김이삭 아동문학가
김이삭 아동문학가

이 책은 미국 일리노이 주에 위치한 리버사이드 공립 도서관을 배경으로 한 그림책이에요. 저자는 어느 날 딸이 도서관 창문에 어린 무늬를 박쥐로 착각한 것에 영감을 얻어 박쥐를 소재로 한 그림책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도서의 수익금 일부는 멸종 되고 있는 박쥐를 보호하는 박쥐보호기금에 기부하고 있대요. 살아가면서 누군가를 위해 마음의 창문 하나쯤 열어 놓으며 사는 건 어떨까요? 김이삭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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