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의 여파가 사회에 큰 파장을 낳고 있다. 한달여 전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시작된 이 운동은 울산으로도 번졌다.

박재동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집행위원장이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위원장식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났고, 울산의 대학에서도 동아리 소속 남학생들이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여학생들을 성희롱한 내용을 공개하겠다는 폭로를 했다.

폭로가 이어지면서 내부자들의 외면이 우리 사회의 성폭력 사태를 걷잡을 수 없이 키웠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내부에서 문제제기를 했지만 누구도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방관했고, 고소까지 하더라도 가해자들이 엄중 처벌을 받는 경우도 극히 드물었다.

각종 내부 고발자도 과거 미투 운동 참여자들과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폭로한 사람을 '이상한 사람'으로 만드는 식으로 너무 손쉽게 내부 고발을 무마해 왔다.

지난달 울주시설관리공단 사태도 그랬다. 내부 고발자는 이름과 얼굴까지 모두 밝히며 공단의 총체적인 비리를 폭로했고, 공단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취재 과정에서 공단 측은 내부 고발자에 대해 인격모독적 발언을 하는 등 별종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공단 관계자와 개인적 친분이 있다는 누군가도 내부 고발자 개인에게 문제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투 운동이 단순한 폭로에 그치지 않고 결실을 보려면 폭력과 인권침해에 대한 인식 부재와 시스템 부족을 개선하는 등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이번 기회에 내부 고발자들에 대한 대책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용기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