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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함부로 말을 하는 사람으로 인해 마음의 큰 상처를 입은 바 있다. 가족에게 일이 생겨 사건의 발단이 된 사람에게 자초지종을 물어본 바 있다. 그랬더니 협박에 이르는 입에 담지도 못할 험한 말에 한동안 마음의 상처는 가라앉지 않았다.

가족으로서 걱정되고 궁금한 마음에 물어본 것인데 예상치 못한 반응에 놀란 마음이 가라앉지 않아 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세치 혀로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는 속담을 실감하는 바였다.

속상한 마음을 힘겹게 가라앉히고 천천히 생각해 보았다. 내가 잘못한 것이 아니라 타인의 잘못된 언행으로 한동안 상처받고 힘들어야 한 것을. 결국 그 당사자의 언행이 나에게 칼이 된 것이다. 다른 사람의 속 되고 저급한 언행과 더러운 감정의 쓰레기들을 마음 속에 담아둘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비로소 마음의 상처가 사라짐을 알 수 있었다.

다양한 불화들이 말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상대를 무시하는 발언은 '말 업보는 저승까지 간다'는 속담을 대변하기에 충분하다. 각종 사건사고 가운데서 상대를 무시해서 일어나는 경우가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교도소의 살인범이 사람을 죽이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6초에 불과하다고 한다. 상대방의 좋지 못한 말을 듣고 감정이 치밀어 살해를 하기까지의 시간은 매우 짧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누구나 사람들은 크고 작은 다양한 아픔과 상처를 가지고 살아간다. 태어나고 성장하며 받아온 상처들을 건들리게 되는 것이 바로 사람에 대한 비난과 무시,  자조 섞인 언행이다. 상대를 배려하는 여유와 인품을 가진 자는 고급차와 옷차림에서 드러나지 않는다. 말에서 드러나는 법이다. 아무리 값비싼 외제차를 타는 사람일지라도 언행이 저속하다면 그 사람의 인품은 거기까지이다.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다. 대화이다. 즉 상대방과 주고받는 말인데, 육문희 작가의 '지성인의 언어'에서는 '사람의 급은 나눌 수 없으나 격은 언어로 구분이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말로서 상처를 크게 받았던 일을 겪은 후 필자도 스스로를 돌아보며 말을 할 때 많이 생각하고 신중을 기해서 해야 함을 깨달았다. 반면 상대의 배려심 없는 말, 좋지 못한 언행, 무시와 비난, 조롱과 자조 섞인 말 등으로 인해 본인이 마음의 상처를 받을 필요는 없다.

그 사람의 수준과 내면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말은 생각의 발현이자 됨됨이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에게는 세 가지의 격이 있다고 한다. 성격, 인격, 품격이 그것이다. 이것은 살아가며 만들어진 습관과 같아 잘 바뀌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상대방을 대할 때 말을 꺼내기 전 천천히 생각하고 상대에 대한 예의와 배려를 기본으로 갖추고 대한다면 스스로의 격이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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