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나눔보따리
아름다운 나눔보따리
  • 울산신문
  • 승인 2018.03.07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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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소빈 달천중학교 행정실장

토요일 아침이 주는 달콤한 휴식의 유혹을 견뎌낸 첫 날, 나는 요양원에서 혹독한 자원봉사 신고식을 치렀다. 요양원 룸과 복도 청소를 끝내고 TV, 침대, 식탁 물걸레질을 마친 후 거동이 힘든 어르신의 식사보조까지 쉴틈 없이 오전 세 시간을 보냈다. 봉사를 마치고 와서는 쌓여있던 집안정리에 부지런을 떨었더니 몸살로 앓아 눕고야 말았다.

'이렇게 내 몸 아파가면서까지 봉사를 해야 할까?' 하지만 은근한 보람과 뿌듯함이 가슴 한 켠에서 용솟음쳤다. 나보다는 남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으로 이웃을 위한 작은 실천 하나쯤은 스스로 해내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된 가족봉사는 올해로 7년째 접어들었다.

2월 첫 주말 우리 가족은 사랑의 나눔을 위한 배달천사가 되었다. 아름다운 가게와 신선도원몰이 후원하는 아름다운 나눔보따리 행사는 2004년 처음 시작하여 올해로 14회를 맞았다. 추운 겨울나기가 힘드신 독거노인의 집에 직접 방문하여 따뜻한 겨울 이불과 생필품이 들어있는 박스 한 상자를 전달하는 게 나눔천사의 임무였다. 우리가족은 자원봉사센터에서 매칭시켜준 세 가구를 방문했다. 현관문이 덜컹거려 그 틈으로 바람이 슝슝 들어왔고 방바닥은 냉방이었다. 남편과 아들은 노안으로 작은 글씨를 못 읽으시는 할머니께 생필품 박스를 열어 하나하나 설명을 해 주었다. 비타민, 잡곡, 라면, 키친타올, 샴푸, 린스, 치약, 칫솔, 세수비누, 빨래비누, 분말세제, 주방세제, 수면양말. 정말 꼭 필요한 물품들이 다양하게 들어 있었다. 이렇게 첫 방문을 마치니  배달천사로서 해야 할 임무에 용기가 생겼고 말 한 번 더 걸어 드리는 요령도 익혔다.

아파트 생활에만 익숙했던 나는 오래된 주택에 홀로 겨울을 나시는 어르신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배달천사에게는 텀블러를 선물로 준다는 말에 혹하여 참여했지만 탐나던 텀블러보다 몇 배나 더 값진 사랑과 나눔의 손길을 배웠다. 나눈다는 것은 단순하게 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한다는 의미가 더 강하다는 사실이 체험을 통해 다가온 시간이었다.

올해는 울산관내 모든 중학교가 무상급식이 시작되는 원년이다. 배고파 공부 못하는 학생이 없도록 교육복지를 위해 교육청과 지자체에서 큰 힘을 실어 주었다. 이와 더불어 울산시교육청은 세 자녀 이상 다자녀가구 학생들에게 수학여행비, 교복비, 교과서비를 지원하여 교육활동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고 있다.

중학교 자유학기제가 시행된 이후 교육 기부도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학교 교실에서는 교육 기부와 나눔이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면서 수업의 다양화도 이뤄지고 있다. 다양한 진로 체험 활동의 참여가 권장되는 분위기 속에서 교육기부를 통한 외부 사설업체·비영리단체의 수업도 활발하게 이뤄지는 추세다.

교육기부 관련 비영리단체·사설업체에 따르면 예년에 비해 자유학기제가 시행된 이후 교육기부 신청 수요가 증가한 추세다. 교육부는 진로체험처 매칭사이트 '꿈길', 창의체험활동 지원사이트 '크레존' 등을 운영해 자유학기제 기간에 활용할 수 있는 진로체험처를 안내하고 있다.

이와함께 학교 현장에서는 외부 기관의 교육기부를 통해 다양한 체험기회를 확보할 수 있어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 하지만 보완해야할 점도 여러가지가 지적되는 상황이다.

교육기부 프로그램을 신청하고 싶어도 신청 절차가 복잡하거나 교육 내용이 제대로 안내되지 않는 등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교육청에서는 민간기관, 공공기관, 대학과 진로체험 기관 협약을 맺고 교육기부에 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교육기부가 보다 확산돼 학생밀착형 교육복지를 실현하고 있는 '서로 함께해서 더 좋은 울산교육' 이 아름다운 나눔으로 더욱 따뜻해지는 2018년 무술년이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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