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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저출산과 급속한 고령화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그 유래를 찾아 볼 수 없을만큼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 가운데 4차 산업혁명 쓰나미까지 덮쳐 교육의 방향을 어떻게 설정할 지 위정자들부터 일반 학부모들까지 고민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우리 세대에서 교육과 학교에 대해 한 마디할 때, 가장 쉽게 한 말이 '20세기에 19세기 교실에서 21세기를 살아 갈 학생들을 교육시킨다'였다. 한 반 정원이 70명이 훨씬 넘는 과밀 학급도 모자라 2부제 수업까지 하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을 보냈고, 70만 명 이상의 수험생이 학력고사와 수능을 보았으며 1980년대 이전 10만 명도 안 된 대입 정원이 4년제 대학만 20만 명으로 확대돼 정말 대학생의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경산 같은 도시는 지나가다 돌을 던지면 대학생이 맞는다는 우스개 소리가 나올 정도로 시민 둘 중에 한명이 대학생이었다. 지금도 그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30년이 지난 지금, 학벌 위주의 사회가 그 유탄을 맞기 시작했다. 좀 심하게 말해 대학교가 망하기 시작했다. 저출산으로 학령인구가 줄어들면서 지방 전문대학부터 신입생 모집이 반 토막 나기 시작해, 학교들이 문을 닫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그 와중에 소위말하는 '일류 대학'에 진학시키려는 학부모들의 열의와 정성을 더해져만 갔다. 미래에 대한 뚜렷한 확신이 없으니 불안하고 안그래도 취직이 안되니 좋은 학교라도 나와야 되지 않겠느냐는 막연한 믿음이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자라나는 세대의 꿈이 빌딩 건물주가 되어 불로 소득으로 살아가는 것이 희망인 나라. 의사, 교사, 공무원 되는 시험에 얽매여 있는 나라는 희망이 없다. 저출산의 이유는 수명의 연장과 가장 큰 연관 관계가 있을 것이다. 내가 100세까지 살아가야 하는데 61세면 정년이고 40년 가까이 살아가야 할 돈이 있어야 하는데 어찌 2세를 많이 둘 수가 있을까?
근본적인 사회 구조와 직업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직업에 대한 차별을 없애야 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을 없애고 인간의 다양한 능력을 모두다 대접하도록 인식을 전환시키는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청소년들이 자신들이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고 자신의 능력에 따라 직업을 선택할 수 있다면 특정 직업에 매달리는 기형적 상황은 사라질 것이다.

인적 자원이 전부인 우리나라에서 좀 더 효율적인 인적 자원 배치가 되면 사교육은 자연히 사라질 것이다. 어쩌면 공교육과 사교육이라는 이분법적 낡은 사고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맞지 않는 말일 수도 있다. 사교육 축소 지향정책을 추구하면서 컴퓨터 전산을 방과후 학교에서 기초만 가르치게 되고 그 결과 컴퓨터 교육의 하향 평준화를 가져 왔다.

울산의 경우 250개의 컴퓨터 전산학원이 현재 30개 정도가 남았다. 문제는 코딩의 전문적 교육을 진행할 강사와 원장들까지 없어졌다는 것이다. 전문적 능력이 필요한 분야까지 사라져 버린 것이다. 소뿔을 자르려다 소를 죽인 꼴이 된 셈이다.

교육부가 없어져야 우리나라 교육이 제대로 된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어쩌면 이 말을 전혀 틀리다고만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냥 시장에 맡겨 놓으면 사교육은 서서히 사라지든지 제 운명으로 갈 것이다.이제 교육의 패러다임을 '경쟁·정답·속성'에서 '협력·해답·숙성'교육으로 바꾸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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