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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울산시립교향악단에 첫 외국인 지휘자 니콜라이 알렉세예프가 선임됐다. 1990년 창단된 울산시향의 역사상 최초의 일이다. 울산시향은 그동안 초대 지휘자 한병함을 시작으로 신현석, 강수일, 박성완, 유종, 장윤성, 이대욱, 김홍재 지휘자 등이 이끌어왔다.

긴 시간 이어온 전통을 깨고 외국인 지휘자를 영입함으로써 울산시향은 새로운 변화를 맞았다. 이러한 변화의 바람은 다만 울산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현재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수장 공백은 두 외국인 수석 객원 지휘자인 티에리 피셔와 마르쿠스 슈텐츠가 맡고 있으며, 경기 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올해 상임지휘자를 두지 않고 다니엘레 가티를 비롯한 해외 거장들을 객원 지휘자로 초대하기로 했다.

클래식은 본래 서양 음악이라는 인식 때문일까. 한국 관객들이 가진 외국인 지휘자에 대한 높은 신뢰와 호감을 바탕으로 국내교향악단의 외국인 지휘자 영입 분위기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외국인 지휘자가 우리와 다른 인식과 정서 속에서 단원뿐 아니라 관객과 얼마나 교감하고 소통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하지만 외국인 지휘자가 가지는 강점은 뚜렷하다. 이들에게선 이전 방식과는 다른 서양 음악의 생생한 흐름과 음향에 대한 감각, 음악적 기교와 연주력 등을 전수받을 수 있다. 이는 지역 교향악단이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유명 지휘자가 지휘했다는 홍보 효과나 후광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알렉세예프는 지난달 취임연주회를 앞둔 인터뷰에서 "언어장벽을 뛰어넘는 '음악'으로 소통하는 연주를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진정한 음악적 소통이 발판이 돼 울산시향이 국내를 넘어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로 성장하는 해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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