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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울산역 인근 도로가 주정차금지구역으로 CCTV단속이 이뤄지고 있지만 주차공간 부족과 이용편의를 위한 운전자들의 불법 주·정차 차량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어 주차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울주군이 만성적인 주차난을 겪고 있는 KTX울산역에 대한 불법 주정차 단속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KTX울산역 인근 불법 주정차가 갈수록 심각해져 단속을 유예하던 주말까지 적극 단속에 나서기로 한 것인데, 주차 공간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결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 지난해 월평균 1,467건 단속
13일 울주군은 다음 달 1일부터 KTX울산역 일대의 불법주정차 단속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평일과 달리 단속을 유예하던 주말까지 고정식 및 이동식 단속을 실시하는 게 골자다. KTX울산역은 주차공간이 부족해 주변 도로까지 불법 주차가 만연해 있다. 지난해 월평균 불법 주정차 단속 건수는 1,467건에 달했다.

군은 평일에는 KTX울산역 일대에 고정식 단속카메라 8대와 이동식 단속차량을 동원해 불법 주정차 단속을 벌여왔다. 그러나 차량이 몰리는 주말에는 사실상 불법 주정차를 용인해 왔다. 고정식 단속카메라도 3대만 운영하고, 이동식 단속은 하지 않았다. 울산역이 개통 이후 주차공간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이용객들이 단속에 강한 거부감을 가진 탓이었다.

군은 리무진버스 운행에 지장이 생길 정도로 불법 주정차가 심각해지고 있고, 지난달 인근에 울산전시컨벤션센터 공사가 시작됨에 따라 화물차, 공사 차량 등 추가로 불법 주정차 발생 요인이 생겼다는 것을 단속 강화 이유로 꼽았다.

# "수백대 차량 도로 점령 이미지 나빠"
또 수백대의 차량이 KTX울산역 주변 도로를 점령한 탓에 울산을 찾는 외지인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가 각인돼 이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군은 울산전시컨벤션센터 공사 현장 인근에 고정식 단속카메라 2대를 추가 설치하는 등 총 10대의 고정식 단속카메라를 이용해 단속 사각지대를 없앤다. 평일은 물론 주말과 공휴일에도 이동식 단속차량을 수시로 운행할 방침이다.

반면 주차공간 부족 문제가 여전한 상황에서 단속을 강화하는 것은 이용객 불편만 가중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KTX울산역에는 코레일네트웍스가 운영하는 부설주차장 1,044면, 3곳의 사설주차장 418면 등 총 1,462면의 주차공간이 마련돼 있다. 그러나 주말과 공휴일에는 수용 가능 차량보다 훨씬 많은 차량이 몰리면서 심각한 주차난을 겪고 있다.  

이는 정부가 지난 2011년 KTX울산역이 개통할 당시 수요 예측을 잘못했기 때문이다. 하루 평균 1만 600명이 이용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개통하자마자 예측보다 600여 명이 많았고, 이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에는 하루 평균 이용객이 1만 6,629명까지 늘었다.  

특히 KTX울산역은 도심과 멀리 떨어진 탓에 대중교통보다는 승용차를 이용하는 이용자가 대부분이라 주차난은 처음부터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 복합환승센터 준공 내년말이나 해소
이 같은 주차공간 부족 문제는 복합환승센터가 들어서는 내년 말이나 해소될 전망이다. KTX울산역 앞 부지 7만 5,480㎡, 연면적 18만 1,969㎡,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로 들어서는 복합환승센터에는 3,135면의 주차장이 들어선다. 또 복합환승센터 인근에 총1,000면 이상의 사설 주차장 2곳도 1~2년 뒤 들어설 예정이라 주차면수가 대폭 증가한다.

추가 주차공간을 확보해 불법 주정차 단속에 대한 명분이 생길 때까지 주말 단속 유예 방식을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남구에 사는 최모(43) 씨는 "승용차를 가지고 오지 말라는 것인데, 문제가 되는 주차장 등 여건은 개선하지 않은 일방적인 결정이다. 단속 강화는 오히려 이용객 불편만 가중시킬 것"이라면서 "불법 주정차가 문제는 맞지만 해결 방법에는 보다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주차공간이 부족하다고 불법 주정차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은 아니다. 시민 의식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면서 "단속을 강화하지 않으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남은 기간 이용객들이 혼란을 겪지 않도록 불법 주정차 단속 강화를 적극 알릴 계획이다"고 밝혔다.          조창훈기자 us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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