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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부터 국산차 온라인 판매가 가능해지자 현대자동차 판매노조의 집단 이기주의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비자들의 합리적 구매를 돕는 온라인 판매를 막기 위해 노조가 실력행사에 들어간 것. 또 직영영업점이 아닌 대리점에 고용된 영업직원(딜러) 노조의 상부단체 가입을 반대하면서 대기업 노조의 부정적 이미지 확산을 거들고 있다.


1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오는 23일 TV와 온라인 홈쇼핑업체들의 국산 자동차 판매가 가능해졌다.
지금까지 TV홈쇼핑에서는 수입차만 판매할 수 있었지만, 지난 2016년 초 규제 완화를 통해 올해 3월부터는 국산차도 홈쇼핑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된다.
때문에 국내 점유율 1위인 현대차도 온라인 판매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먼저 해외 시장에서 실험적으로 온라인 판매를 도입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 노조 산하 판매노조는 TV홈쇼핑 판매를 저지하기 위해 정부를 상대로 실력행사에 들어갔다.
국산차를 TV홈쇼핑으로 판매하게 되면 대리점이나 영업사원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국산차 판매를 대표하는 현대차 노조 산하 판매노조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현대차 임단협과는 별도로 판매노조 차원에서의 투쟁이다.
현대차 판매노조 소속 조합원은 6,841명이며 울산에는 250여명이 가입돼 있다. 


현대차 판매노조 지난 11일 1차 회의를 열고 관계 당국에 '자동차 TV홈쇼핑 및 온라인 판매 저지' 공문을 발송키로 했다. 청와대는 물론 국무총리실, 금융위원회 등이 관계부처를 대상으로, "대형 TV홈쇼핑 사업자가 직접 판매하는 방식은 타상품과 국산차를 연계, 결합, 끼워 팔기 등으로 자동차 판매 시장을 뒤엎을 파괴력을 지니고, 직영 영업인의 수익과 일자리 감소문제가 발생한다"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전국 각지의 판매위원회에 'TV홈쇼핑 국산차 판매를 저지하자'는 내용의 포스터를 배포했다.
노조와 협의 없인 현대차 사측도 TV홈쇼핑 판매를 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판매까진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차 판매노조 관계자는 "홈쇼핑업계에 밥그릇을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조합원에 퍼져있다"며 "일자리 뿐 아니라 소비자 안전과 생명에 직결되는 자동차 판매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온라인 판매를 반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유통망 채널 다변화 시대에 합리적인 구매가 가능한 온라인 판매를 노조가 무작정 제지하며 투쟁하는 것은 자기 밥그릇만 챙기려고 무리하는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와 더불어, 현대차 노조는 대리점 영업직원(딜러·특수고용 형태 근로자)으로 구성된 자동차판매연대노조의 금속노조 가입을 반대하고 있어 논란이다.
지난달 26일 금속노조에서 판매연대 가입 여부를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었으나 현대차 판매노조의 반대로 무산됐다.
노조는 판매연대가 금속노조에 가입할 경우 자신들의 생존권 및 고용권 등을 침해받는다는 입장이다.
판매연대는 부당한 처우 개선을 위해 산별노조(동일 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노동자를 하나의 노동조합으로 조직한 것)인 금속노조 가입을 희망하고 있다.


판매연대는 각 회사와 판매위탁 계약을 맺는 대리점 소속의 특수고용노동자를 중심으로 꾸려진 집단으로 지난 2015년 8월 만들어졌다. 울산에는 10여개의 대리점에 100~120여명의 딜러들이 속해 있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노조가 전체 노동자가 아닌 자신들의 이권만을 주장하고 있다며 대기업 노조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확산에 일조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규직 영업직원 입장에서는 생계를 위협하는 존재인 딜러들의 존재를 인정하기 어렵겠지만, 자신들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다른 노동자의 열악한 처우는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고 반응했다.   김미영기자 myida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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