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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물부족 상황이 심상치 않다. 이달 들어 몇차례 비가 내렸지만 아직은 해갈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가뭄으로 울산지역 농업용수가 부족한 상황이다. 생활용수도 문제지만 당장 농번기를 앞두고 비상이다. 울산시는 용수원 확보 추진 대책을 수립해 농번기에 대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울산시에 따르면 올해들어 울산지역의 누적 강수량은 147mm다. 이는 평년(81.5mm)에 비해 많은 강수량이지만, 지난해 10월부터 누적된 가뭄으로 농업용수를 확보하는 저수지의 저수율은 낮은 편이다.
울산지역 87개 저수지의 현재 평균 저수율은 63.8%로 평년(81.5mm) 대비 74.4% 수준이다.

특히 평년 대비 50% 이하 저수지는 갈전저수지 등 4곳이다. 갈전저수지의 저수율은 현재 10%로 가장 낮고, 다개저수지(12.8%), 천상저수지(33.2%), 차리저수지(41.1%)의 저수율도 50%를 밑돌고 있다. 앞으로 모심기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6월 말까지 충분한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인근 논에 농업용수를 공급해야 하는 오룡저수지와 다개저수지, 갈전저수지 등 3곳은 물부족 현상이 우려된다.
이에 따라 시는 오룡저수지의 경우 총사업비 2억원을 투입해 저수지 하류부 3.7㎞지점 언양천에 간이 양수장을 설치하고 지난해 말부터 오룡저수지로 양수를 저류하고 있다. 하루 양수저류량은 1,500톤이다. 다개 및 갈전저수지 인근에 대한 대비책도 지난 12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다개 및 갈전저수지 하류부 9㎞ 지점 태화강에 3곳의 간이 양수장을 설치해 양수를 저류하는 방안이다. 하루 양수저류량은 3,500톤으로 6월 17일까지 양수를 저류한다고 가정하면 다개저수지의 경우 저수율이 80%, 갈전저수지는 42%의 저수율을 확보할 수 있다.

무엇보다 물절약 운동이 시급하다. 앞으로도 상습 가뭄지역은 농촌용수개발사업으로 추진하고 논물 가두기 등 물 절약운동을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가뭄의 피해는 시민들에게로 돌아간다. 울산시는 물이용부담금을 지난해 톤당 14.3원에서 83.5원으로 인상해 다음달부터 내년 2월까지 한시적으로 적용키로 했다. 지난해 수돗물 전체 취수량 1억3,064만㎥ 중 낙동강 물 6,416만㎥(49.1%)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울산은 자체 생산할 수 있는 물의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식수 공급을 위해 사용 중인 낙동강 물은 수질오염 사고 등의 위험을 안고 있다. 시민들이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먹기 위해서는 급수량을 증대하는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결국 울산이 할 수 있는 것은 물을 절약해야 하는 것이지만 가정은 물론 공공기관에서도 물절약은 시작도 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최근 기상 이변으로 지난해와 같은 극심한 가뭄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비가 거의 오지 않는 '마른장마'로 전국적으로 3~4년째 반복되고 있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 같은 마른장마가 반복되는 원인에 대해 해수온난화 현상인 엘니뇨가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항구적인 가뭄 대책은 새로운 댐을 짓는 등 자체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급수량을 늘리는 게 핵심이다. 그러나 울산은 이 같은 적극적 대책을 마련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울산이 현재 확보한 청정원수는 1일 27만t(대곡·사연댐 15만t, 회야댐 12만t)이다. 시민들의 하루 평균 사용량 35만t에 비해 이미 8만t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대곡,사연댐은 하루 18만t의 용수공급 능력을 갖췄지만 문화재청의 반구대 암각화 보존 대책에 따라 2014년 8월부터 사연댐(만수위 60m)의 수위를 48m로 인위적으로 낮춰 3만t을 손해보고 있다.

정부가 물 부족분 중 7만t을 대구 동남 지역에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운문댐에서 공급받는 것으로 계획했지만 선제 조건인 대구의 취수원 이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지지부진하다. 또 가뭄으로 최근 운문댐은 저수율이 8%대로 떨어지는 등 울산에 물을 나눠줄 여유도 없다. 어쩔 수 없이 사용 중인 낙동강 물도 불안하기만 하다.

낙동강 상류 공단에서 수질오염 사고가 발생하면 취수는 불가능해진다. 1991년 페놀오염, 1994년 디클로로메탄, 2008년 페놀유출 등 대형 오염사고가 발생하는 등 2010∼2013년 총 47건의 오염사고가 났다. 또 낙동강물을 회야댐까지 이송하는 39㎞의 관로에 이상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뭄에 낙동강 원수 공급 중단 사태가 겹칠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장기적 가뭄 대책을 마련하면서 현재 울산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인 '범시민 물절약 운동'을 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현재 시 차원에서 가뭄 대책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현재 대대적인 물절약 캠페인을 벌이기 위해 관련 부서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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