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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 시즌을 앞둔 석유화학업계의 사이외사 선임 등이 주요 이슈로 부각되면서 주총 관전 포인트에 시장 관심이 쏠린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롯데케미칼 등 대표 정유화학 기업들이 잇달아 주총을 연다. 

SK이노베이션은 20일 주총을 앞두고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김정관 전 지식경제부(지경부, 현 산업부) 2차관과 최우석 고려대 교수를 의안에 올렸다. 김 전 차관은 에너지자원개발본부장 및 에너지자원실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달까지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으로 근무한 바 있다.

에쓰오일은 김철수 전 상공자원부 장관과 홍석우 전 지경부 장관을 포함해 4명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하고 2명을 신규 선임한다. 행정고시 23회 출신인 홍 전 장관은 지난 2012년 기름값 인하를 위해 도입된 알뜰주유소 정책을 전국으로 확대한 정책을 편 인물이기도 하다.

에너지 정책을 담당했던 관료 출신들이 이사회에 합류하면 이사진의 전문성과 기업의 경영전략 수립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산업 특성상 정부로부터 규제를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정유업계는 대관 업무를 위해 관료 출신 인사를 뽑아오는 경우가 많다.

화학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이 19일 주주총회에 김철수 전 부산세관장과 김윤하 전 금융감독원 검사국 국장 등 3명의 사외이사를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일각에서는 관료나 해당 기업과 직간접적 관련이 있는 인물을 이사·감사로 선임하는 안건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이 신규선임 안건에 포함시킨 김 전 차관은 지배주주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횡령 혐의 항소심 변호를 맡았던 법무법인 태평양의 고문변호사 출신이다.

롯데케미칼이 선임을 추진하는 김 전 부산세관장은 신동빈 이사가 2016년 케이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아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음에도 이사 해임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감사위원이다. 김윤하 사외이사가 이 안건과 관련해 사외이사로서 임무를 방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관계자는 "사외이사 입장에선 회사 경영 사정을 아는 것보다 차라리 모르고 거수기 역할을 하는 게 책임을 지지 않을 비책이라 여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상장사들의 사외이사 선임 문화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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