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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빙기를 맞아 안전문제가 다시 거론되고 있다. 울산시가 다양한 안전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유독 신경을 쓰는 부분이 도심 씽크홀 대책이다. 울산의 도심 지하시설은 언제나 불안하다. 멀쩡하던 도로가 푹 꺼지는 이른바 '씽크홀(Sink Hole)'이 울산에서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미국 등 외국에서만 일어나는 줄 알았던 싱크홀이 서울의 도시 한복판에서 벌어지더니 울산에서도 거대한 구멍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씽크홀이 한번으로 끝나는 이상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개발과 땜질을 반복적으로 해온 울산도 싱크홀 공포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무엇보다 정확한 원인 파악과 더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한 이유는 이 때문이다.

실제 씽크홀 주변을 포크레인으로 파 본 결과 노후된 상수도관이 연결된 우수관로박스 주변에 동공이 여러 개 발견됐으며, 연결부위에는 땅다짐 공사 등을 하지 않은 채 마사토를 담은 포대로 채워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실공사가 싱크홀로 이어졌다는 이야기다. 앞으로 이같은일이 언제 어디서 벌어질지 모르는 일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싱크홀은 단순한 도로꺼짐 현상이 아니라 무분별한 개발의 후유증이다. 씽크홀이 나타나면 지하의 전력선과 통신선, 가스관이 지나는 도심의 지하 공동구를 훼손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씽크홀은 눈에 보이지 않은 채 땅속에서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더욱 위험하다.

울산시가 지난해 6월 울산 동구에서 발생한 씽크홀의 유사 사례를 막기 위해 주요 도로에 묻힌 콘크리트 관에 대한 전문 탐사를 벌이기로 한 이유도 이와 연관이 있다.
울산시는 최근 '지반침하 대응 하수간선관로 지반탐사 용역'을 발주했다. 동구에서 발생한 씽크 홀의 경우 도로 지하에 묻힌 콘크리트 관이 파손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원인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가 최근 3년간 도로 씽크 홀 등 지반침하 발생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 콘크리트 하수관로의 파손(67%)이 가장 많았다. 특히 매설된 지 20년이 되지 않은 콘크리트 관의 경우 정밀 점검 대상이 아니어서 갑작스런 지형 환경 변화로 인한 파손에는 지금까지 별다른 대책이 없었다. 이에 따라 시는 용역을 발주해 울산 주요 간선도로에 묻힌 콘크리트 관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이번 조사 용역 대상에 포함되는 콘크리트 관은 길이만 42㎞에 달한다.

조사에는 차량이동형 GPR 탐사기기 등 첨단 장비가 동원되고 1·2차에 걸쳐 진행된다. 차량이동형 GPR 탐사를 실시한 후 수집된 데이터를 해석하고, 추출된 이상신호를 분석해 동공 등 파손 가능성이 있는 위치를 선정한 뒤 최소 4방향의 탐사 단면을 통해 정확한 파손 위치를 파악하는 작업이 진행된다. 시는 탐사 작업과 동시에 이상 징후가 발견된 지점에 대해서는 긴급 복구도 함께 진행한다.

울산시 관계자는 "지난해 6월 동구에서 발생한 대규모 씽크 홀의 경우 매설된 지 20년이 지나지 않은 콘크리트 관의 파손이 원인이었다"며 "유사 사고를 막기 위해 울산시가 선제적으로 이번 탐사 전수 조사를 벌이게 됐고, 이상 징후가 발견된 지점에 대해서는 긴급 복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같은 씽크홀이 한번으로 끝나는 이상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개발과 땜질을 반복적으로 해온 울산의 경우 씽크홀 공포는 상시적이고 다발성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무엇보다 정확한 원인 파악과 더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한 이유는 이 때문이다. 씽크홀은 단순한 도로꺼짐 현상이 아니라 무분별한 개발의 후유증이다. 싱크홀이 나타나면 지하의 전력선과 통신선, 가스관이 지나는 도심의 지하 공동구를 훼손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봄을 맞아 도심의 이곳저곳에서 침수 방지나 상하수도 공사가 한창이다. 이제 곧 여름철이 다가오고 우수기에 접어든다. 약한 지반은 언제든지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하수관은 더욱 큰 위험지대다. 누수된 물이 토사를 쓸어갈 수도 있다. 공사 전후로 안전사고 가능성은 없는지 어느 때보다 더 철저하게 살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확한 도심 지하에 대한 데이터다. 울산석유화학단지의 지하배관 지도가 최근에야 완성된 만큼 지하 시설의 파악은 어렵다. 울산시는 이미 시내 주요 간선도로 8개 노선 1.86㎞에 대해 지반조사(GPR 탐사)를 통한 싱크홀(지하 동공) 조사를 벌인 바 있다. 씽크홀 사고가 처음 발생 했을 당시 울산시가 내놓은 대책이었다. 울산시는 도로 지하 10m까지 고심도 탐사로 수집한 데이터와 도로굴착 자료, 현장 확인 등의 기초자료로 해당 지역의 지층구조를 파악해 위험요소를 사전에 제거한다는 방안을 세워 놓은 상황이다. GPR 탐사는 지반이나 구조물의 상태를 파악하는 비파괴 탐사법이다. 매설관이나 터널 배면 등의 탐사에 사용됐으며 최근에는 씽크홀 사고를 막기 위한 지반 조사에도 활용되고 있다. 해빙기와 우수기가 본격화되기 전에 이 시설에 대한 점검을 다시 한번 살펴보고 미리미리 대책을 세워나가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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